‘블랙아웃’ 카카오, 분산 백업 등 비상대응체계 부재
‘블랙아웃’ 카카오, 분산 백업 등 비상대응체계 부재
  • 김세화
  • 승인 2022.10.17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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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적 지위 카카오톡 중단, 국가 소통망 멈춰
문어발식 확장에만 열올려 재난복구시스템 부실
그간 카카오톡 잦은 오류에도 개선없이 운영해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카카오T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동시에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독점적 지위를 가진 IT플랫폼 서비스가 한순간에 먹통이 되면서 전 국가의 소통망이 멈춰버린 국가 재난 사태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로 IT업계 전문가들은 그간 문어발식으로 서비스를 확장해온 카카오가 정작 IT업체의 기본인 데이터센터의 재난복구시스템과 비상대응체계에 대해서는 부실함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톡은 그동안 잦은 서비스 오류에도 개선없이 '네트워크 선점효과'에 기반해 10년 넘게 국내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이날 블랙아웃 사태로 서비스를 시작한지 12년 만에 최장 시간 서비스 장애를 기록했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 서버를 둔 네이버가 신속한 이원화 조치를 통해 카카오만큼 전방위적인 서버 다운으로 이어지지 않은데다 신속히 복구됐다는 점에서 카카오와는 대조를 이룬다.

이번 사태는 단순 화재로 시작했지만 재난시 백업과 이원화 미비, 과도한 서버 집중, 비상대응체계 부실, 자체 운영 데이터센터의 부재 등 복합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사실상 언제든 발생할 수 있었던 '인재'였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네이버와 같은 대형 IT플랫폼들은 일반적으로 화재와 같은 재난 상황에 대비해 데이터를 여러 데이터센터에 분할 저장하는 시스템을 구동하고 있다. 카카오도 15일 오후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직후 즉시 이원화 조치를 시작했지만 이원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카카오는 화재 발생 이후 10시간이 지난 16일 새벽 2시가 돼서야 카카오톡을 비롯한 일부 서비스가 복구됐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안전상의 이유로 화재 직후 SK C&C 데이터센터의 전력이 즉시 차단되면서 이원화 조치가 원활하지 못했다"며 "서버가 유기적으로 구성돼 있어 SK C&C 데이터센터의 장애가 다른 데이터센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한 곳이 가동되지 않아 카카오 서비스 전체가 멈춘 것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데이터 분할 백업을 했음에도 단 한 번의 사고로 서비스 전체가 무력화되는 점은 사실상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백업하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IT업계 관계자는 "서버 자체가 훼손된 것이 아니라 단순 화재였기 때문에 백업 서비스가 작동하고 우회경로로 바로 돌아가면 서비스 기능들이 정상 작동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게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카카오가 “C&C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3만2000대를 두고 메인 데이터센터로 삼았고 현재 이 중 1만6000개 정도의 서버가 복구됐다”고 설명했지만 이 역시 논란이 됐다. 사실상 한 데이터센터에 서버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화재 피해를 입은 네이버는 메인 서비스 서버를 춘천에 자리한 자체 데이터센터에 두고 있고, 일부 서비스 서버는 판교 등에 분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서 네이버의 서비스가 빠르게 복구될 수 있었던 것도 주요 서비스의 이중화와 서비스 컴포넌트 분산 배치, 데이터 백업 등 비상복구시스템이 제대로 구동됐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네이버에 비해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건립이 다소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강원도 춘천에 자체 데이터센터 '각'을 보유한 네이버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산해 놓았다. 반면 카카오는 내년 한양대 에리카 안산캠퍼스에 첫 데이터센터를 준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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