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부터 한달간 LG계열사 사업보고회 열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이달 초 폴란드의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방문한데 이어 미국 출장길에 오르는 글로벌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최근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1공장’을 방문했다. ‘얼티엄셀즈 1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는 ‘스마트팩토리’ 공정을 고도화해 도입한 곳으로 최근 준공돼 설비라인의 절반 가량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2월,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부터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총 투자금은 23억달러로 연간 생산능력 목표는 40GWh다. 얼티엄셀즈 1공장은 지난달 초부터 배터리 셀 시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이르면 연말에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곳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GM전기차에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얼티엄셀즈 1공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한 최초의 배터리 공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얼티엄셀즈는 현재 테네시주와 미시간주에도 각각 2~3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1공장에는 현재 8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내년 최대 생산 능력치에 도달할 경우, 직원 수는 13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지난 2018년 6월 LG그룹 회장에 오른 후 사업 구조조정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 왔던 구 회장이 잇따른 해외 출장을 통해 글로벌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구 회장은 이달 초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 공장을 찾았다. 폴란드 출장은 지난 2019년 4월 회장 취임 후 처음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지 3년 만의 공개 해외 일정이었다.
특히 이번 출장은 미국 정부가 북미에서 생산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함에 따라 구 회장이 직접 미국 현지의 배터리 공장을 둘러보고 대응 방안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산 원자재 비중을 낮추기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등 IRA 시행에 따른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면서 공장 증설 작업에도 속도를 내야 하지만 이 와중에 고환율과 고금리, 물가 급등으로 투자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장애가 되고 있다.
배터리 사업은 구 회장이 추진해 온 ‘선택과 집중’ 전략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구 회장은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비핵심 사업을 정비하고 주력사업과 성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열흘 만에 휴대폰 사업의 철수를 결정하고 배터리를 비롯해 자동차 전자장치, OLED 등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 회장은 “경영 환경의 변화가 클수록 그 환경에 끌려가기 보다는 미래의 모습을 스스로 결정하고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래에 대한 준비는 첫째도 둘째도 철저히 미래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은 다음 주부터 한 달 동안 LG전자를 시작으로 사업보고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구 회장은 사업보고회를 통해 올해 사업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 사업계획을 토대로 역량 보강과 경쟁력 강화 전략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