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더 하락하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노동공급 감소 완화 위해 경제구조 개혁해야
한국경제가 급속한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2050년에는 성장을 완전히 멈추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장기 경제성장률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2011~2019년 수준인 0.7%를 유지할 경우, 장기 경제성장률은 2023년 1.7%에서 2050년 0%로 하락하고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023~2030년 1.5%, 2031~2040년 0.9%, 2041~2050년 0.2%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2050년에 이르면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영향으로 경제 성장이 멈출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15~64세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이 2020년 72.1%에서 2050년 51.1%로 감소하는데 반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같은 기간 15.7%에서 40.1%로 크게 늘어난다.
KDI는 “일할 수 있는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고 고령인구가 급증하면서 노동공급이 줄어 성장률이 떨어진다”며 “결국 노동공급 축소가 자본의 한계생산성 감소로 이어져 자본의 성장기여도도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이 멈추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총요소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과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를 의미한다.
KDI는 “생산성 증가율이 현재의 0.7%에서 1.0% 이상으로 반등한다면 2050년에도 경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생산성 증가율이 OECD 회원국 상위 25% 수준인 1.3%까지 높아지면 2050년 경제성장률은 1.0%를 기록하고, 생산성 증가율이 1.0% 수준이면 2050년 성장률은 0.5%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KDI가 생산성 증가율 예상치를 1.0~1.3% 수준으로 가정한 데 반해 향후 생산성 증가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생산성이 하락하고 있다. KDI에 따르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1991~2000년 2.3%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2001~2010년 1.9%, 2011~2019년 0.7%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KDI는 브리핑에서 “총요소생산성을 사전적으로 가늠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수준인 0.7%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성이 KDI의 시나리오와 달리 0.7%보다 낮아질 경우, 2050년 역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KDI는 “고령화로 인한 노동공급 감소 등 인구구조 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경제구조 개혁을 통한 총요소생산성 개선이 필수적”이라며 “민간부문의 활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KDI는 “대외 개방과 규제 합리화 등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혁을 단행하는 한편 출산과 육아 부담으로 높은 생산성에도 경제활동 참가가 저조한 여성과 급증하는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외국 인력을 적극 수용하는 등 생산성을 높이지는 못하더라도 노동공급 자체를 늘려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