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쟁시장청,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심사 유예
영국 경쟁시장청,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심사 유예
  • 김민지
  • 승인 2022.11.16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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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점화로 가격 인상‧서비스 품질 저하 우려
시정방안 제출 후, 심층조사 전환 여부 결정
양사 합병 마무리위해선 미국‧EU 승인 관건
대한항공 보잉 787-9 / 사진=대한항공 제공

영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과 관련해 항공권 가격 상승과 서비스 하락 등 독과점의 폐해가 우려된다며 심사를 유예했다. 만약 영국에서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지연될 경우, 다른 국가의 심사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일부 노선을 영국 항공사에 내어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런던과 서울을 오가는 승객들에게 가격 인상과 서비스 품질 저하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여객 수송뿐 아니라 항공 화물 운송에서도 “독과점화로 인해 더 높은 운송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이같은 우려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보다 심층적인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유럽연합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는 당사자로부터 경쟁제한성 발생 가능성 진단과 그 해소 방안에 대한 계획을 제출받아 심사하고 해소 방안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심층조사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CMA는 1차 조사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합병으로 런던-서울간 항공편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기준으로 14만3676명의 승객이 런던에서 서울로 이동했음을 감안할 때 수년 내로 유사한 수준으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있었던 올해 런던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승객은 4만4021명으로 집계됐다. 

여객 수송뿐 아니라 항공 화물 운송에서도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영국-한국간 직항화물 서비스의 주요 공급자로 CMA는 양사의 합병으로 인해 충분한 시장 경쟁성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CMA는 “대한항공에 11월 21일까지 시장 경쟁성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시정 조치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며 “오는 28일까지 대한항공의 제안을 수용할지, 2단계 심층조사에 착수할 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영국 경쟁당국이 사실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의 합병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국의 버진애틀랜틱항공이 런던~인천 노선을 운항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며 영국 정부가 운수권이나 슬롯 등 자국의 이익을 위해 지원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의 합병이 마무리되려면 영국, 미국, EU, 중국, 일본 등 5개국의 경쟁당국에서도 모두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항공 강국인 미국과 EU의 결정이 다른 나라의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총 14개국 경쟁당국에 아시아나항공과의 결합 승인을 신청했고 현재까지 한국, 터키, 대만, 베트남 등 9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출석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합병 승인 심사가 내년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영국 경쟁당국의 시정방안 보완 요구는 최종 결정이 아니다”라며 “빠른 시일 내에 추가 시정 조치 계획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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