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은행권에 예금금리 인상 자제 요청
금융당국, 은행권에 예금금리 인상 자제 요청
  • 김세화
  • 승인 2022.11.2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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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은행에 자금 몰리면서 제2금융권 유동성 우려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정기예금 등 수신금리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예금금리가 올라가면서 대출금리가 따라 올라가는 측면이 있다”며 “은행권에 예금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상승 기조인 상황에서 예금금리가 이를 거스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금리 조정을 너무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말아 달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조치의 배경으로는 은행권의 예금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고물가와 고금리로 고통받는 가계와 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예금금리 인상이 은행권이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머니무브’를 촉발해 제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수신 경쟁 등으로 최근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5%대까지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은행의 예금금리가 높아지면서 시중의 자금은 은행으로 몰리는 ‘머니무브’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정기예금에만 56조2000억원이 몰렸다. 반면 보험과 저축은행 등의 유동성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은 연 7%대의 정기예금 상품까지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산정요인 중 저축성 수신상품 금리의 기여도의 비중이 80% 이상으로, 사실상 절대적"이라며 "예금금리를 올리면 결국 대출금리도 시차를 두고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으로 적용된다.

지난 15일 공시된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로, 공시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9월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을 반영하면서 월간 상승폭도 0.58%포인트로 역시 가장 컸다. 새 코픽스가 공시된 직후 주요 시중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상단은 7%대로 올랐다. 전세자금대출은 5.20~7.33% 신용대출은 6.12~7.46%로 뛰었다.

한편 은행권은 은행채 발행이 제한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예금금리까지 제동을 걸면서 건전성 규제에 대한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은행권은 매주 열리는 ‘은행권 시장점검 실무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중장기 유동성 지표인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등 건전성 규제의 완화를 추가로 건의했다.

NSFR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등과 함께 바젤Ⅲ 체제 은행감독규정에 따라 도입된 유동성 규제를 말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자금시장 경색의 대응책으로 은행의 예대율 규제를 완화하고 LCR 규제 정상화를 유예하기로 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제감독기준의 세부 요건을 바꿔 운용하면 국내 은행의 신인도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며 "계속해서 은행권의 규제 개선 요청을 받으면서 정책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이자수익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 지주의 지난해 이자수익은 44조9000억원으로 5년 전인 2017년 28조4000억원보다 58% 증가했다. 지난 5년간의 이자 수익을 더하면 총 182조1000억원에 이른다.

올해 은행권의 이자 수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 은행의 이자 수익은 4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조9000억원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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