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NH금융지주 최고경영자 선임과 관련한 관치 논란에 대해 “반시장적인 방법의 개입은 절대 없었다”고 강조했다. 위믹스의 상장 폐지와 관련해서는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 요인이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7일 이 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연구기관장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NH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가 의사결정에 지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저희가 어떤 의견을 제시하거나 반시장적인 방법으로 개입한 것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임기 만료를 앞둔 NH금융지주 CEO 선임 과정에서 손병환 회장 후임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유력하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관치 논란이 제기됐다. 이 전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의 1호 영입 인사다.

당초 금융권에선 손 회장의 연임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과거 김용환·김광수 전 회장 등이 농협금융 회장 임기 2년 재임 후 1년의 임기를 더 연장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NH금융지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3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손 회장 또한 전례를 따라 1년 더 연임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농협금융의 지분 100%를 소유한 농협중앙회가 내부적으로 손 회장의 연임 대신 관료 출신 외부인사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금융권에서는 하마평에 오른 이 전 실장을 두고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원장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금융기관이 기업에 대출할 때 담보만 보는 것이 아니라 CEO가 누군지도 중요한 요소로 보는데 금융이라는 규제 산업에서 CEO를 선임하는데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리스크를 살펴보지 않는 것도 이상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며 “CEO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은 저희의 책무지 재량이 아니다”고 말했다.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의 상장폐지와 관련해서는 “가상자산 시장의 급격한 움직임이 전통적인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위믹스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은행, 보험, 자본시장 등과 같은 형태의 관리·감독 시스템과 법적 권한이 없는 상태라서 위믹스 사태에 대해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며 “가상자산으로 인한 혼란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가상자산 투자자가 돈을 빌려 투자했거나 레버리지를 내서 투자한 경우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것이 결국 돌고 돌아 금융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해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위믹스의 상장폐지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거래소들이 내외부 기준에 맞춰 상장폐지 조치를 한 것이라면 그 기준이 맞게 적용됐는지 살펴볼 필요는 있지만 개별 종목의 상장폐지가 적정한지 에 대해 말씀드릴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달 24일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금융당국의 은행권 대출금리 점검과 관련해서는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에 개입을 하지 않는 게 원칙적으로 맞다”며 “다만, 금융당국이 예금이나 대출금리에 대해 견해를 밝히는 게 개입으로 보일 수 있다는 인식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흥국생명 사태에서 볼 수 있듯 어떤 경제 주체가 나름 합리적인 결정을 했따고 하더라도 시장에는 외부 효과를 줄 수 있어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는 금융당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의 가수요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금융기관 간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여러 가지 행동들이 외부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어 이를 고려해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권 유동성 확보를 위한 은행 간 은행채 인수에 대해서는 “관계 당국간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며 협의하고 있다”며 “실무 차원뿐만 아니라 고위급 수준의 소통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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