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흥국생명 자금 지원 논란’ 이사회 개최 안해
태광산업, ‘흥국생명 자금 지원 논란’ 이사회 개최 안해
  • 김세화
  • 승인 2022.12.14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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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시민단체들 “주주가치 훼손시켜” 반발
지분 5.8% 트러스톤도 이사회에 내용증명 발송
“지분없는 태광산업, 흥국생명 증자할 이유 없어”

흥국생명에 대한 유동성 지원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던 태광산업 이사회가 개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태광산업이 유상증자를 통해 흥국생명에 자금을 지원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주들과 시민단체들은 반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이날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흥국생명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었지만 해당 이사회는 열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태광산업은 “원래 이날 이사회에 예정돼 있지 않았다”며 “유상증자와 관련된 내용 자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추후 관련 이사회가 개최될지, 개최된다면 시기가 언제쯤일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흥국생명에 대한 자금 지원에 반대하는 주주와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의식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태광산업은 공시를 통해 "흥국생명 유상증자 참여를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날 열리지 않은 이사회가 이번 주내 열릴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흥국생명은 조달시장 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지난 2017년 발행한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채권시장의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콜옵션 미행사를 발표한 지 6일 만에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이후 흥국생명이 시중은행들을 상대로 4000억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발행하고 남은 금액은 그룹의 자금으로 수혈하면서 일단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최근 흥국생명에 대해 직접적인 지분 관계가 없는 태광산업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제기됐다. 행동주의 자산운용사와 기관투자자들은 "일반주주들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주주를 위해 소액주주의 희생을 강요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흥국생명의 지분 56.3%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다. 나머지 지분도 모두 이 전 회장의 친족이나 태광그룹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 전 회장 개인이 흥국생명의 대주주이자 태광산업의 대주주일 뿐 지분상으로 무관한 회사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태광산업의 지분 5.8%를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도 흥국생명에 대한 유상증자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러스톤은 "흥국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는 태광산업 이사진에게 회사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며 “유상증자 참여 승인을 강행할 경우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무효 확인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러스톤은 "흥국생명은 태광산업의 최대주주인 이호진 전 회장의 특수관계인"이라며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상법에서 금지한 신용공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광산업은 흥국생명 주식을 단 1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이호진 전 회장 등 흥국생명 주주가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지분 관계가 없는 태광산업 주주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해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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