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5대 은행 과점체제 손본다... 여·수신 시장 ‘완전경쟁’ 전환 유도
금감원, 5대 은행 과점체제 손본다... 여·수신 시장 ‘완전경쟁’ 전환 유도
  • 김세화
  • 승인 2023.02.16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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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에 성과급 1.4조, ‘돈 잔치’ 논란
윤 대통령 “은행들 ‘돈 잔치’에 위화감” 지적
인가 세분화·인터넷은행·핀테크 진입 등 검토

금융감독원이 최근 고액의 성과급이 논란이 된 5대 시중은행에 대해 완전경쟁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시중은행이 1조4000억원의 성과급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하면서 ‘돈 잔치’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14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우리·하나·신한·KB국·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중심의 과점체제를 완전경쟁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이 원장은 “완전경쟁을 해야 효율적인 가격이 가능하고 예금과 대출도 마진이 줄게 된다”며 “여·수신 등 은행 업무의 시장 경쟁을 촉진해 효율적인 시장 가격으로 은행 서비스가 금융소비자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와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시중은행들의 돈 잔치로 국민들의 위화감이 조성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여·수신 시장에서 5대 시중은행의 점유율이 높은 과점체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에 정부는 5대 시중은행 외 다른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해 경쟁을 촉진함으로서 예대금리자 등의 현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임직원 성과급은 총 1조3823억으로 집계됐다. 고금리로 인해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고액의 성과급으로 '이자 장사', '돈 잔치'라는 비난이 커지면서 은행의 과점체제를 완전경쟁체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영국의 사례를 통해 적용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형은행 중심의 과점체제였던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산업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은행 신설을 유도하면서 인터넷은행, 핀테크와 접목한 형태의 은행 등 '챌린저 은행'이 확대됐다.

금감원은 영국의 사례를 토대로 인가 세분화, 인터넷 전문은행의 설립이나 핀테크 업체의 금융업 진출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업은 단일 인가 형태지만 인가의 수준을 세분화해 특정 분야에 경쟁력 있는 은행들의 진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은행업 인가가 세분화되면 금융지주 산하의 대형 은행이 아닌 독립된 형태의 전문은행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금융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고 궁극적으로 5대 시중은행이 우월적 지위를 누리는 과점체제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제1금융권 총 18개 은행의 원화 예수금을 보면 우리은행 등 5대 은행의 점유율이 77%에 이른다. 이들 은행들은 예금 시장에서 각각 15~16%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원화대출금읜 5대 은행의 점유율은 67%로 사실상 5대 은행이 예금과 대출 시장에서 과점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점체제 하에서 역대급 실적을 올린 5대 은행들이 이 사실을 간과한 채 모든 것이 자신들의 성과인 것처럼 성과급이나 배당을 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이번 돈 잔치 논란을 계기로 과점의 고착화를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들 간의 경쟁이 촉진되면 금융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새로운 은행의 인허가 등을 놓고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국민들의 경제적 편익이라는 측면에서 개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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