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재고율 266%, 26년 만에 최고치
반도체 재고율 266%, 26년 만에 최고치
  • 김세화
  • 승인 2023.03.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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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42.5%↓, 7개월 연속 감소
반도체 업황 악화에 수출 부진 이어질 듯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3공장(P3) /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3공장(P3)/ 삼성전자 제공

한국의 반도체 재고율이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반도체 재고율은 265.7%로 집계됐다. 이는 1997년 3월 288.7%를 기록한 이후 25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불과 한 달 사이에 111.7%p나 증가했다.

‘재고율’은 출하 대비 재고로 추산해 반도체 시장의 수요 대비 공급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재고율이 높을수록 반도체 경기의 악화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에 반도체 업체들은 재고 처리를 위해 생산을 줄이거나 가격을 인하한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주력 품목으로 반도체 업황 부진은 전체 수출과 국내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총 수출도 감소했다.

자동차, 이차전지 등 다른 품목이 호조를 보이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액은 441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8%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를 포함한 전체 수출액은 501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5% 감소하면서 5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반도체 수출액은 42.5% 급감하면서 7개월 연속 감소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발표한 ‘반도체 산업의 국내 경제 기여와 미래 발전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22년 중 국내 경제성장률 평균 3.0% 중 반도체 수출의 기여도는 0.6%p로 나타났다. 이는 반도체 수출을 제외한 이 기간 경제성장률은 2.4% 수준이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64%p, 20% 감소하면 1.27%p하락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실제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0.9%에서 지난해 18.9%로 크게 늘었다.

한국 경제가 반도체에 과도하게 편중돼 있어 반도체 업황이 좋을 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불경기 사이클에 들어서면 국가 경제 전체에 타격을 주고 있다. 반도체는 한국 산업의 ‘심장’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최상위권 대기업은 물론 소재·부품·장비 등 중소기업이 반도체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부진이 고스란히 국내에 전이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당분간 한국 경제의 수출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2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올해 2월 수출과 무역수지를 보면 우리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도 모두 여전히 어려운 모습”이라며 “반도체 경기의 반등 없이는 당분간 수출 회복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내수까지 어려워지면서 올해 상반기 경기가 예상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편 반도체 지원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세계 주요국에서 법인세, 연구개발·설비투자 관련 세액공제, 첨단기술에 대한 투자 지원 등 추가적인 반도체 지원 정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국회에서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8%에서 15%로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처리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으로는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산업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시스템 반도체의 수출 비중을 늘리고, 비메모리 분야 성장을 위해 팹리스·파운드리 등의 국가·기업 간 협력 관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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