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SD‧D램 시장 매출 감소세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매출은 37억9000만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2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랜스포스는 반도체 시장의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4분기 기업용 SSD 매출을 업체별로 보면 1위 삼성전자가 직전 분기 대비 16% 감소한 17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감소했지만 시장점유율은 3분기 기록한 40.6%에서 6.3%p 상승한 46.9%로 집계됐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면서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도 삼성전자가 기업용 SSD 시장의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2위 SK하이닉스와 자회사 솔리다임은 직전 분기 대비 40.6%p 급락한 7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23.2%에서 19.0%로 하락했다. 3위 웨스턴디지털(WDC)은 4억9300만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26.7% 하락했다. 4위는 일본 키옥시아로 직전 분기 대비 12.2% 증가한 4억91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5위 미국 마이크론 전분기볻 53.1% 감소한 3억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상승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분기 글로벌 D램 매출은 전 분기보다 32.5% 감소한 122억8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25.1% 감소한 55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40.7%에서 4.4%p 상승한 45.1%로 나타났다.
다른 D램 제조사들의 경우, 매출과 점유율이 동반 감소했음에도 유일하게 삼성전자만 정유율을 늘리며 압도적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트랜스포스는 “삼성전자가 우월한 원가 경쟁력을 토대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70조4646억원, 영업이익 4조3061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실적은 매출 302조2314억원, 영업이익 43조3766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8.0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5.99%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올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에 전통적인 봄철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이 가장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는 최대 10조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4조원 규모의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업황의 불황이 길어지면서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계획도 엇갈리고 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삼성전자는 단기적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한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삼성전자는 영업 비용을 줄이면서도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원을 빌리기까지 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소모품 비용 절감, 점심시간 소등 등 경비 절감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를 지난해 19조원 대비 50% 이상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