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SVB사태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정부, SVB사태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 김세화
  • 승인 2023.03.13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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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경제·금융수장 점검 회의 열어
24시간 모니터링, 필요시 신속 대응
금융당국 “국내 미치는 영향 제한적”

정부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은행 폐쇄로 확산되며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12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 경제·금융 수장들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현안 관련 정례 간담회를 열고 SVB 사태에 대한 영향을 점검했다.

이들은 간담회를 마친 후 “아직은 이번 사태가 미국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우세하지만 글로벌 금융의 긴축 기조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외 금융시장, 실물경제 등에 대한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SVB의 유동성 부족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은행을 폐쇄한 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선임했다. 실리콘밸리를 넘어 글로벌 벤처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SVB가 미국 국채 매각 손실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SVB는 국채 매각 손실을 발표하자 밀려드는 예금 인출 요구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다. 미국 내 16위 은행인 SVB는 2008년 금융위기 때 파산한 워싱턴뮤추얼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파산 은행이 됐다.

총자산 2000억 달러가 넘는 대형 은행의 갑작스러운 부도로 제2의 금융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FDIC는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으로 기존 예금을 이전한 뒤 자산 매각을 서두르기로 했다.

이번 SVB 파산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긴축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 경색에 빠진 기술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예금 인출을 요구하면서 국채로 보유한 자산을 팔아 대응해야 했기 때문이다. 1년전 연 1%대였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이달 초 연 4%를 넘었다. 국채에서 손실을 보고 주가가 폭락하면서 뱅크런이 발생했고 이는 은행 도산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 금감원은 SVB 폐쇄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국내 대응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가 국내에 미치는 여파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도 국내 은행의 경우 자본 건전성이 강화된 상태인데다 이번 관련된 게 없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정부와 관계기관이 관련 상황을 24시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신속히 대응함으로써 국내 경제의 부작용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위험회피 강화, 외인 자금 유출의 영향이 있을 수 있는데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의 SVB와 사업 모델이 다르다”며 “오히려 이번 사태가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을 제한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이런 면은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예금 구조를 보면 예금보장 한도가 높은 도매액이 크지 않고 채권의 비중이 큰 곳도 없다"며 "국내 은행 중에 SVB나 실리콘밸리에 위험노출액이 있는 곳도 없어 시장 전반의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SVB 사태로 국민연금도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고 보인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SVB 모기업인 SVB파이낸셜그룹 지분 10만795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일 267달러 선이던 SVB파이낸셜그룹 주가는 파산 소식이 전해진 9일 106.04달러로 폭락한 뒤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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