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60년 ‘무노조경영’ 막 내려
신세계, 60년 ‘무노조경영’ 막 내려
  • 김세화
  • 승인 2023.03.16 13: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립 60년 만에 첫 노조 출범
조합원 200명 대부분 MZ세대
일방통행 임금협상 중단 촉구

신세계에 노동조합이 설립되면서 무노조경영이 막을 내리게 됐다. 신세계에 노조가 결성된 것은 1963년 삼성그룹에 인수된 지 60년 만이다.

15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세계노동조합의 출범을 알렸다. 신세계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섬유‧유통노동조합연맹 소속으로 노조 가입자는 전국 13개 백화점 점포 직원 약 2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노조에 따르면 전체 직원 3000여명의 3분의 1수준인 1000명의 조합원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폐쇄적인 조직문화 개선 △일방통행식 임금협상 중단 △불투명한 성과급 지급 개선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 개편 △물가상승률에 따른 임금인상 △인력 충원과 업무폰 지급 등을 요구했다.

이날 김영훈 신세계노조 위원장은 “사측의 일방통행식의 임금협상과 투명하지 않은 성과급 지급, 연장 근무의 만연화로 지칠 만큼 지쳤다”며 “조직문화가 폐쇄적으로 전락하고 분위기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7% 증가한 6454억원,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3.7% 늘어난 7조812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광주·대구·대전 신세계를 포함한 백화점 부문의 총매출액은 6조91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4% 증가했다. 하지만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에 대한 보상이 부실하다는 내부 불만이 제기됐다.

임금인상률, 성과급 등과 관련해 임직원들의 불만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지난 2월 손영식 신세계 사장은 “전 임직원에게 400만원의 특별 격려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별격려금 400만원에 대해 김 위원장은 “노조를 만들겠다고 하니 경영진이 뒤늦게 입막음 용도로 집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범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달 17일 김 위원장은 전 직원에게 노조 가입안내 메일을 발송했다. 당시 입장문에도 “신세계백화점의 근무 환경 개선과 직원 복지 향상, 임금협상 등 다수 안건으로 신세계 복지개혁을 준비하고 있다”며 “최근 불거진 경영진의 운영 판단 실수로 그간 쌓인 설움이 내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라고 설립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사측의 일방통행식 임금협상과 투명하지 않은 성과급 지급, 오간 데 없는 9 to 5 제도, 연장근무 만연화, 1~2명으로 제한된 승격 등에 지쳤다”며 “후퇴하는 회사의 운영방침과 불투명한 승격률, 성과급, 임금체계 등 90년대에 머무른 낙후된 시스템을 바꿀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종윤 섬유‧유통노련 사무처장은 “신세계노조는 MZ세대가 주축이 된 아주 젊은 노동조합”이라며 “회사가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는다면 현재 성과도 어느 한순간 모래알처럼 부서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번 노조 출범으로 신세계 60년 무조노경영도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 2013년에는 이마트, 백화점, 스타벅스, 푸드 등 각 계열사의 노조 활동 저지 계획을 담은 신세계그룹의 내부 문건이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문건에는 직원 사찰, 선전전·단체교섭 등 노조 활동 시 대응 시나리오, 노조 대응 조직 구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후 이마트측이 사과하며 노조를 인정한다고 밝혔지만 2018년 이마트 노동자 사망사고를 기점으로 노조와 시민단체 등이 “이마트의 노조 탄압은 진행 중”이라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측은 이번 노조 출범과 관련해 “보다 좋은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원만한 대화와 협의를 이뤄가며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ABOUT
  • CONTACT US
  • SIGN UP MEMBERSHIP
  • RSS
  • 2-D 678, National Assembly-daero, 36-gil, Yeongdeungpo-gu, Seoul, Korea (Postal code: 07257)
  • URL: www.koreaittimes.com | Editorial Div: 82-2-578- 0434 / 82-10-2442-9446 | North America Dept: 070-7008-0005 | Email: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and Editor in Chief: Monica Younsoo Chung | Chief Editorial Writer: Hyoung Joong Kim | Editor: Yeon Jin Jung
  • Juvenile Protection Manager: Choul Woong Yeon
  • Masthead: Korea IT Times. Copyright(C)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