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윤경림 후보자, 주총 앞두고 사의... 대표이사 선임, 세 차례 무산
KT 윤경림 후보자, 주총 앞두고 사의... 대표이사 선임, 세 차례 무산
  • 정소연
  • 승인 2023.03.24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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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권 사퇴 압박, 검찰 수사 착수 등 영향
구현모 3월 임기 만료, 경영 공백 장기화 우려

KT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결정된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주주총회를 1주일여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연임이 유력했던 구현모 현 KT 대표에 이어 윤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자칫 KT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전날 열린 KT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이사진들에게 사의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이사 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정기 주총을 일주일여 앞둔 시점으로 이사회가 윤 후보자의 사의를 수용하면 정기 주총에 상정된 대표이사 선임 안건은 폐기된다. 구현모 대표의 임기는 이달 31일까지로 구 대표의 임기가 끝나면 KT 대표이사직은 공석이 된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 7일 이사 전원 합의로 윤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윤 후보는 CEO 직속의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을 맡아 그룹의 경영 전략 수립, 국내외 전략투자, 외부 제휴‧협력 등을 담당했다. 특히 구 대표와 함께 추진한 디지코(DIGICO) 사업은 KT 탈통신 전략을 이끌어온 핵심 전략사업이다.

윤 후보는 대표이사 후보자로 결정된 이후 정부와 여권의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지난달 말 KT가 윤 후보를 포함해 내부인사로만 구성된 대표이사 후보 대상자를 4명을 발표하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특히 윤 후보에 대해서는 "윤경림 사장은 이사회의 현직 멤버로 출마 자격이 없다"며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전형적 수법으로 심판이 선수로 뛰고 있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도 KT를 겨냥해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권의 압박이 이어지면서 윤 후보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TF를 구성하고 정부와 소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최종 후보로 내정된 지 16일 만에 사퇴했다. 이사회는 세 차례에 걸쳐 대표이사 후보를 결정했지만 결국 대표이사를 선임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구 대표는 연임 의사를 밝혔고 다음 달인 12월 13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 적격' 판단을 받았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연임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구 대표는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해달라고 이사회에 요청했다.

이후 KT 이사회는 14명의 사외 인사와 13명의 사내 후보자에 대한 대표이사 적격 여부를 심사해 구 대표를 다시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로 다시 확정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구 대표는 정부와 여권의 사퇴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연임 의사를 철회했다.

검찰이 윤 사장과 구현모 대표의 업무상 배임 등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것도 사퇴 배경으로 꼽힌다. 앞서 한 시민단체는 지난 2021년 구 대표의 쌍둥이 형인 구준모 씨가 운영하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벤처 기업을 현대자동차가 인수하는 과정에서 당시 현대차그룹 부사장이었던 윤 사장이 관여했고 이 대가로 윤 사장이 2021년 9월 KT 임원으로 입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 주총을 앞두고 KT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차기 대표 선임 시 최대주주의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며 선임 반대 입장을 시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구 대표의 임기가 종료되는 이달 말까지 대표이사 선임이 불가능해 KT의 경영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T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 유고시 직제규정이 정하는 순서에 따른 사내이사가 그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KT의 사내이사는 자진 사퇴한 구 대표와 윤 후보 두 명으로 이들의 임기는 이번 정기 주총까지다. 다만, 이번 주총 안건에는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 TF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이 포함돼 있다.

다만 이들이 사내이사로 선임되지 못하면 정관에 따라 직제규정이 정하는 순으로 대표이사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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