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거래를 위해 중국 위안화로 눈을 돌리면서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미국 달러의 지배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 경제와 투자자 모두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석유 결제에 중국 위안화를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하면서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미국 달러의 지배력을 줄이려는 의도를 나타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세계 2위 석유 수출국이다.
또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Aramco)가 중국 2개 기업에 하루 총 69만 배럴의 원유를 공급하는 2건의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 1위 원유 공급국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중국이 이끄는 미국의 경쟁국들이 새로운 주요 경제 블록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위안화로 전환하면 세계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감안할 때 세계 경제 시스템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다.
석유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널리 거래되는 상품 중 하나이며 전통적으로 미국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고 거래되었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석유를 사려는 나라가 먼저 달러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석유 거래가 미국 달러에서 멀어지면 통화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여 달러 평가 절하로 이어진다.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증가 및 금융 시장 불안정을 포함하여 세계 경제 전반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 석유 거래에서 미국 달러의 손실은 또한 국가 간의 경제 및 지정학적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위안화가 석유 거래에 더 널리 사용된다면 중국의 경제력과 영향력이 크게 증가하고 미국 중심의 글로벌 리더십이 약화될 수 있다.
2021년 11월 러시아와 중국은 양자 무역에서 통화 사용을 늘리고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 협정은 미국 달러 대신 러시아 루블과 중국 위안화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양국의 거래 비용과 외환 위험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중국은 또한 자국 통화인 위안화를 국제화하고 세계 무역과 금융에서 미국 달러 우위 도전을 위해 2021년 10월 새로운 지불 수단을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통화인 디지털 위안을 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미국 달러의 지배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또한 최근 보고서에서 IMF는 미국 달러에 덜 의존하는 보다 다양한 국제 통화 시스템이 금융 취약성을 줄이고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는 단지 이론적인 것이 아니다. 실시간으로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투자자는 그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유가가 다른 통화로 가격이 책정되고 거래되는 경우 통화 가치가 투자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통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