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라 최대 7500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차종을 발표했다. 총 16개 전기차로 하위 모델을 포함해 22개 차종이다.

기존에는 북미산 조립 요건에만 해당되면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지만 올해는 엄격해진 배터리 요건을 맞춰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대상 차종이 기존 40개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되는 현대차 GV70의 경우, 세부 지침이 발표되기 전에는 보조금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제외됐다. 북미에 공장을 운영 중인 닛산을 비롯해 일부 미국산 전기차도 이번에 강화된 배터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명단에서 제외됐다.

IRA는 최종적으로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액공제 형태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발표된 세부지침에 따르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라고 하더라고 배터리 부품과 핵심광물의 생산지에 따라 보조금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 구체적으로 북미 지역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한 경우, 미국이나 미국와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의 40% 이상 사용한 경우 각각 3750달러가 지급된다.

이날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보조금 지급 대상 전기차에는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를 비롯해 쉐보레 볼트, 이쿼녹스, 포드 E-트랜짓, 머스탱 등 미국 제조사의 차량만 이름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현대차 GV70이 배터리 요건을 맞추지 못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전반적으로 혜택을 받는 차종이 크게 축소돼 우리에게만 나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IRA 세부 지침 시행에 따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조지아주 서배너에 짓고 있는 전기차‧배터리 합작 공장 건립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조지아 공장은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 중인 GV70 배터리를 북미산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현재 GV70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중국산이다.

한편 이날 미국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제정된 IRA를 뒷받침하기 위한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말 백악관은 구글과 IRA 보조금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별도의 검색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아마존, 허츠 등 민간 부문과 협업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신규 판매 자동차의 5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간과 공공 부문 전기차 대책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제조업 부흥을 통한 미국의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인베스트 아메리카' 대책의 일환"이라며 "IRA의 전기차 보조금 조항이 시행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이 활성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대책에는 우버를 비롯한 차량 공유 서비스가 참여했다. 우버는 소속 운전자들의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그린 퓨처'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말까지 플랫폼을 통한 전기차 주행을 4억 마일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차량 공유 서비스인 '집카'는 소속 전기차의 25%를 취약 계층에 할당하고 엑셀 에너지, 콜로라도 카셰어 등은 별도의 전기차 공유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충전 시설과 관련해서는 월마트와 협력해 2030년까지 전국의 월마트와 샘스클럽에 충전 시설을 설치하는 한편 지역별 거점 기업들과 충전 시설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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