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최장 기간 적자 기록
반도체 41%↓, 대중 수출 26%↓
한국 경제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출이 7개월 연속 하락했다. 무역적자가 14개월째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 4개월 만에 지난해 무역적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ㅁ역적자가 14개월 연속 이어진 것은 IMF 외환위기 시절인 지난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이후 25년만이다.
1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4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2% 감소한 496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26억 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적자폭은 지난 1월 125억 1700만 달러, 2월 52억 9500만 달러, 3월 46억 3200만 달러에 비해 둔화됐다. 이는 에너지 수입액이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수출이 급감한 데는 반도체 수출 부진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64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41.0% 급감했다. 디스플레이 –29.3%, 정보기술(IT) 품목과 석유제품 –27.3%, 석유화학 –23.8%, 철강 -10.7% 등 주력 품목 수출이 감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자동차 수출만 전년 대비 40.3% 늘어난 61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4월 지역별 수출 실적을 보면 대중국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26.5% 감소한 95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중국 수출이 쇠퇴하면서 대미국 수출액 91억 8000만 달러, 대아세안 수출액 83억 달러와도 큰 격차가 나타나지 않았다.
4월 대아세안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26.3% 축소됐다.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 지역은 중국과 함께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세계 반도체 경기 침체가 두 지역 수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월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전년 대비 9.9% 증가한 60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대중동 수출은 30.7% 늘어난 16억 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출 부진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중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의 변화 속에 반도체 등을 주력으로 하는 주요 수출국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과 같이 반도체 산업이 발달해 무역구조가 유사한 대만의 경우 지난 3월 수출이 –19.1%로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했다.
한편 지난달 수입은 에너지 수입액이 감소하면서 전년 대비 13.3% 감소한 522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유종별로 보면 원유는 30.1%, 가스는 15.5%, 석탄은 21.1%씩 감소해 지난달 전체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 대비 25.8% 감소한 109억 달러로 집계됐다. 과거 10년 평균과 비교하면 19억 달러 정도 높은 수준으로 더 하락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미국 등 세계적으로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고 리오프닝 이후 중국의 에너지 사용이 증가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오펙플러스(OPEC+)의 원유 감산 가능성이 남아 있어 에너지 가격이 우상향할 수도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수출 활력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서 단기적 차원과 중장기적 차원의 지원방안을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등 미국 순방 성과와 연계해 첨단산업 투자 유치 등 비즈니스 기회를 만드는 한편 수출 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