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 발표... 플랫폼업체 “산업계 의견 반영되지 않아”
당정,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 발표... 플랫폼업체 “산업계 의견 반영되지 않아”
  • 김세화
  • 승인 2023.05.1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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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진환자·일부 초진환자 비대면진료 허용
시범사업안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워
재진 중심 앱 기능 개편 등 시간 촉박해

당정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국내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들이 “산업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17일 장지호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닥터나우 이사)는 “그동안 산업계는 현장에서 비대면진료를 수행하면서 국민들이 비대면진료를 효용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왔지만 산업계의 의견이 이번 시범사업 추진방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날 발표한 방안은 현실에 적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범사업이 본격 시행되기 전까지 현장의 혼란과 우려에 대해 전달하고 현행과 같이 의료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보건복지부와 국민의힘은 당정협의를 열어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을 공개했다. 시범사업안에는 재진 중심 비대면진료 원칙을 적용해 코로나19 등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확진 환자에만 초진이 공식적으로 허용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년간 대부분의 초진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이날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시범사업 범위와 방식은 현재 국회에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에 준해 만들었다”며 “기존 비대면진료 3대 원칙인 국민 건강 우선, 의료 접근성 제고, 환자의 선택권 제고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범사업은 원칙적으로 과거 대면진료를 경험해 온 재진 환자로 제한한다”며 “다만 병원에 가기 어려운 감염병 확진 환자, 거동이 불편한 노인, 장애인, 의료기관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섬 지역의 환자 등은 예외적으로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시범사업은 올해 8월 말까지 3개월간 계도 기간을 갖는다.

당초 플랫폼 업체들은 경증 질환에 대한 예외적 초진을 요구했지만 이번 입장문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경우 초진 중심으로 운영돼온 플랫폼 업체들은 비대면진료 앱의 기능을 전면 개편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환자만 초진을 허용한다면 다른 질환에 대해선 초진 진료 기능을 제한해야 하는데 기술적으로나 시간적으로도 구현하기 어렵다”며 “현 시점에서는 당장 시범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의사 1명이 사용하는 비대면진료 앱만 해도 3~4개씩 되고 이를 일일이 바꿔야 한다”며 “실제 초진을 했다는 증명을 받는 것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기준으로 앱을 다시 개편해야 한다면 백엔드부터 프론트까지 전반을 다시 짜야 할 수도 있다”며 “3개월 이상 소요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공개된 시범사업안에서는 기존과 달리 약 배송에 대해서도 재택 수령에 제한을 뒀다. 약 배송은 도서산간 등 벽지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 감염병 환자 등에 한해서만 허용되고 현행과 같지 경증 질환자가 집에서 약을 수령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업체들은 “지금대로 시범사업이 운영된다면 비대면진료의 의미가 없어진다”며 “약의 오남용이 문제가 된다면 차라리 제한하는 약 종류를 보수적으로 설정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또 “약국과 환자가 전화로 협의해 재택 수령을 진행할 수도 있는데 왜 모두 막아버린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업체들은 “의료계 단체들과 무조건 대치하기보다는 현실적인 협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진석 굿닥 대표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라며 “정부안에 맞춰 시범사업을 잘 준비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론 부족한 게 있지만 계속 강대강 대치로만 가면 현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며 “이렇게라도 하면서 비대면진료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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