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경쟁당국,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경쟁 제한 우려”
EU 경쟁당국,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경쟁 제한 우려”
  • 김세화
  • 승인 2023.05.19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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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에 일부 슬롯 포기 등 시정조치 요구
합병 추진 장기화에 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면서 2019년 시작한 양사의 합병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EU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결합을 할 경우 유럽 일부 노선에서 경쟁 제한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담은 예비조사 결과(SO)를 공개했다. EU 경쟁당국은 보고서에서 “양사 합병 시 한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노선에서 여객·화물시장의 가격이 오르고 서비스 질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U 당국은 지난 2월부터 양사의 기업결합에 대한 최종 심사의 2단계로 심층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올해 3월에도 EU 당국은 “양사의 기업결합이 시장 경쟁에 제한을 줄 수 있다”며 대한항공에 일부 슬롯의 포기 등 대책을 요구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EU 당국이 보고서에서 밝힌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시정 조치 방안을 오는 6월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후 EU 당국은 대한항공이 제시한 시정 조치 방안을 고려해 8월 3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EU 외에도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심사 결과가 남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항공 업계가 빠르게 회복하는 상황에서 양사의 기업결합이 계속 지연되면서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년간 합병 자문료에 1000억원을 썼지만 결국 EU 당국의 승인을 위해서는 유럽 4개국 노선의 슬롯 일부를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현재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일부 유럽 노선에 취항하기 위해 대한항공을 통해 EU 당국에 노선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장거리용 기재가 부족해 현실적으로는 취항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티웨이와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기재를 각각 3대, 4대씩 보유하고 있다.

피인수 기업인 아시아나의 상황도 좋지 않다. 산업은행 체제에서 기재 도입, 인력 확충 등 공격적인 경영이 어려워 현재는 저비용항공사(LCC) 등과도 실적이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아시아나의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하락한 925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LCC 주요 5개사가 모두 사상 최대 매출·이익을 기록한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만 영업익이 역성장했다.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5~2019년) EU 경쟁당국의 2단계 심사가 개시된 46건 중 조건부 승인이 27건, 58.7%로 가장 많았다. 철회 7건, 금지와 무조건부 승인이 각 6건의 순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EU 경쟁장국의 경쟁 제한적이라고 판단했지만 대한항공이 어떤 조치를 내놓느냐가 심사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매우 부정적인 상황었다면 보완을 요구하지 않고 바로 불승인으로 결론지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조사 발표는 통상적 절차”라며 “EU 경쟁당국과 적극적으로 시정조치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미 법무부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미국과 한국간 여객‧화물 운송 경쟁에 해를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다만 소송을 제기할지 여부는 최종 결정되지 않았으며 결정이 임박한 것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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