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 경제 장기 리스크는 저출산·고령화”
무디스, “한국 경제 장기 리스크는 저출산·고령화”
  • 김세화
  • 승인 2023.05.29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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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가신용등급 보고서’ 발표
20년 후 생산가능인구 24% 감소
잠재성장률 2.0% 수준으로 둔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 경제의 위기 요인으로 저출산·고령화를 꼽으며 이로 인해 한국의 성장 엔진이 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 무디스가 발표한 ‘한국 국가신용등급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무디스는 "한국 경제 성장의 장기적인 리스크는 인구 통계학적 압력이 심화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0.78명까지 하락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고, 노년부양비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걸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하며 ‘노년부양비’는 15~64세 생산가능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을 의미한다.

이어 무디스는 "이같은 인구 통계학적 압력은 한국 경제의 생산성 향상과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재정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UN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1998년에서 2017년 사이 11% 증가했지만 2020년부터 2040년 사이에는 24%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7일 한국을 찾은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도 한국의 저출산 위기에 대해 우려했다. 세계 인구학 분야의 권위자인 그는 “이러한 추세라면 오는 2750년 한국이라는 나라는 소멸할 수도 있다”며 “한국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달성했지만, 그 대가로 이를 물려줄 다음 세대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3738만명에서 2040년 2852만명, 2060년 2066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을 기준으로 2040년에는 886만명 줄어들고 2060년에는 1672만명이 감소한다. 총 인구도 2020년 5184만명에서 2040년 5019만명, 2060년 4262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산율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06명 감소해 1분기 기준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연간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8명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출생아 수도 지난해 24만9000명에서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 부가가치를 생산할 노동력의 공급이 감소한다. 한국의 경우 고령층의 경제 활동 참여율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노동 생산성이 청·장년층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해 4분기 60대 이상의 임금근로 일자리가 처음으로 20대 이하 임금근로 일자리를 추월했다. 이미 7년 전에 자영업자 등 전체 취업자 중 60대 이상 근로자가 20대 이하 근로자를 넘어섰다.

고령층에 대한 부양 부담 확대, 총 인구의 감소 등은 소비 시장을 위축시키고 기업의 투자 유인을 축소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정부 입장에서는 근로소득세 등 조세 수입은 감소하는 반면 고령층을 위한 연금·재정 지출은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

무디스도 이같은 상황을 언급하며 “오는 2025년 이후에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 수준으로 둔화할 것”이라며 “저출산·고령화는 곧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저출산‧고령화의 위기를 타개할 방안으로 외국인 노동자 이민 장려를 제안했다.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을 통해 성장률 경로를 바꿔야 한다"며 "정부가 지속적으로 젊은 외국인 노동자의 이민을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생산성을 향상하고 노년부양비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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