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1.4% 예측, 한은 전망치와 같아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올해 연간 수출이 9% 이상 감소하고 무역적자는 350억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30일 산업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통해 올해 수출과 수입이 각각 6216억달러, 6569억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9.1%, 10.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무역수지는 353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022년 기록한 최대 무역적자 478억 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1996년 206억 달러보다는 큰 규모의 적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은 13.5%, 수입은 6.6% 각각 감소해 무역수지는 295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1∼20일 수출액은 324억4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43억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누적된 무역적자는 295억4천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수출 감소율은 5.2% 수준으로 상반기 감소율 12.7%보다는 개선되겠지만 감소 추세를 바꿔놓지는 못할 것”이라며 “2023년 수출은 전기차와 이차전지 분야의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수요 둔화, 반도체 불황 지속, 대중국 수출 감소 등 영향과 지난해의 기저효과 등으로 약 9.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가 서서히 개선되면서 수출이 회복돼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수출이 증가하는 '수출 플러스'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기자 간담회에서 "하반기부터는 무역수지 흑자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수출 증가율의 플러스 전환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출 플러스' 목표를 견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IT 등 13대 주력산업의 수출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 전망에 따르면 조선은 전년 대비 50.8%, 이차전지는 9.2% 가량 증가하지만 정유·정보통신기기·반도체 등은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호조를 보인 자동차도 하반기 수출 증가율은 0.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연구원은“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이 이어지면서 자동차·조선·이차전지를 제외한 모든 산업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13대 주력 산업의 상반기 수출이 전년 대비 14.3% 감소하고, 하반기 수출도 4.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측했다. 수입에 대해서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반도체 불황, 계속되는 대중 수출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 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입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4%로 전망하면서 민간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 부문 성장률을 각각 2.7%, -0.8%, 0.7%로 추산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1.4%는 지난 25일 한은이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과 같은 수준이다.
산업연구원은 "대내외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진정 여부와 주요국의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금융 부문 불확실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라며 "무역수지 적자와 소비 개선세의 지속, 반도체 산업 회복 시점 등이 추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