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재정 적자 누적되면 정부부채 위기 가능성”
이창용 총재, “재정 적자 누적되면 정부부채 위기 가능성”
  • 김세화
  • 승인 2023.06.02 12: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주최 컨퍼런스에서 해외 석학과 대담
코첼라코타 교수 등 “Fed 금리 인상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정부부채가 누적된 상황에서 대규모 재정적자가 발생하면 실질금리가 크게 상승해 정부부채 위기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1일 한은은 ‘팬데믹 이후의 정책과제’를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이 총재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 미니애폴리스연방은행 총재를 지낸 나라야나 코첼라코타 미 로체스터대 경제학과 교수와의 대담 자리에서 한국의 정부부채 위기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가 발표한 재정점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4.3%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을 제외하고 기축통화가 아닌 통화를 사용하는 10개선진국들의 평균인 52%보다 높은 수치다.

한국이 해당 10개국의 평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오는 2026년에는 57.2%까지 올라 비기축통화국 중에서는 싱가포르에 이어 2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이 총재는 “정부부채의 거품 상황에서는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의 유효성이 높을 수 있다”는 코첼라코타 교수의 발표에 대해 정부부채의 위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신흥국의 경우 정부부채 거품이 존재하는 가운데 추가로 대규모 재정적자가 발생하면 정부부채 위기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신흥국 정책 당국이 재정정책에 의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코첼라코타 교수는 “재정정책은 이자율이 성장률보다 낮은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차선책”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총재는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의 경우,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구조적 장기침체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전날 열린 일본은행 콘퍼런스에서는 통화·재정정책보다 구조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경제가 저성장에서 벗어나려면 주력해야 할 중장기 과제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한국은 이미 장기 저성장 구조에 와있다”며 “노동·연금·교육 등 구조 개혁이 필요한데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재정·통화정책보고 해결하라고 하면 나라가 망가지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대담에서 사전트 교수와 코첼라코타 교수는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첼라코타 교수는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이 다시 Fed 목표치인 2% 내외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믿게 하려면 그냥 기다릴 시점이 아니다”라며 “현시점에서 올바른 질문은 올릴지 말지가 아니라 0.25%p 인상인지, 0.5%p 인상인지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전트 교수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며 1%p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의 역할이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수행할 때 소득불평등 문제를 고려해야 하느냐”고 질문했고 이에 코첼라코타 교수는 “그런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답했다.

사전트 교수는 “21세기 들어 중앙은행은 과거에 금기시하던 자산 매입을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경제적 충격에 관한 정책 대응에서 정부와 중앙은행, 의회의 역할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ABOUT
  • CONTACT US
  • SIGN UP MEMBERSHIP
  • RSS
  • 2-D 678, National Assembly-daero, 36-gil, Yeongdeungpo-gu, Seoul, Korea (Postal code: 07257)
  • URL: www.koreaittimes.com | Editorial Div: 82-2-578- 0434 / 82-10-2442-9446 | North America Dept: 070-7008-0005 | Email: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and Editor in Chief: Monica Younsoo Chung | Chief Editorial Writer: Hyoung Joong Kim | Editor: Yeon Jin Jung
  • Juvenile Protection Manager: Choul Woong Yeon
  • Masthead: Korea IT Times. Copyright(C)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