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분업계, 밀가루 납품가격 5% 인하 검토... 라면값 인하에 영향 미칠 듯
제분업계, 밀가루 납품가격 5% 인하 검토... 라면값 인하에 영향 미칠 듯
  • 김세화
  • 승인 2023.06.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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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제분업계 간담회서 밀가루값 인하 요청
지난달 밀 수입 가격, 지난해 9월보다 16.1% 하락
CJ제일제당, 다음달부터 농심 공급 밀가루값 인하

정부가 제조업체들에게 라면값 인하를 요구한 가운데 제분업계가 밀가루값을 5% 인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한탑 등 7개 제분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밀가루 가격 안정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다.

이날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밀 수입가격이 하락한 것을 밀가루 가격에 적극 감안해 달라”고 당부했다. 밀가루 가격의 70%를 차지하는 밀 수입 가격이 하락한 만큼 제품 가격에 반영이에 제분업체들은 선물가격과 수입 가격의 시차, 부대비용, 환율 상승 등을 고려해 다음달 밀가루 출하 가격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하고 경영 안정을 위해 밀 구매자금 등의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밀가루 가격 인하 요구는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값 인하 발언에 따른 후속 조치로 정부는 밀가루 가격 인하가 이뤄져야 라면값도 조정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추 부총리는 한 방송에서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이유로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밀 가격은 많이 내렸는데 제품값이 높은 것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가능성을 좀 더 열심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농심 등 라면 제조사들은 정부의 라면값 인하 요구에 “밀 가격은 내려갔음에도 라면의 주원료인 밀가루 납품가는 그대로”라고 토로한 바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밀 수입 가격은 지난해 9월 1t당 496달러로 정점에 도달한 후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지난달에는 16.1% 하락한 416달러를 기록했다. 밀가루 생산자물가 지수도 지난해 9월 130.1에서 올해 4월 129.3으로 소폭 하락했다.

같은 날 CJ제일제당은 “농심에 공급하는 밀가루값을 다음 달부터 5~10% 인하하기로 했다”며 “이는 판매장려금 인상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로 업계 전반적인 상황에 따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제분업계 관계자는 “주요 업체 간 기술력이나 생산 능력에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한 업체가 먼저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하면 다른 업체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농심에 공급하는 밀가루 가격을 인하하기로 하면서 사조동아원과 대한제분도 조만간 가격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밀가루 가격이 떨어지면 농심을 비롯해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값도 인하될 전망이다. 과자, 빵 등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의 가격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밀가루값 인하가 당장 라면값 인하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정부는 물가가 급등하자 라면·빵·과자 등 제조업체에 식품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당시 농심은 신라면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을 2.7~7.1% 인하했다. 당시에는 밀가루를 비롯해 다른 원부자재와 물류비를 줄일 수 있었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밀가루는 가공식품의 주재료 중 하나”라며 “밀가루값이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밀가루 출하 가격 인하가 결정되면 라면값을 내릴 여지가 생길 것”이라며 “해당 결과를 보고 구체적인 인하 계획 등을 세우겠다”고 전했다. 농심이 제품가격을 내리면 2010년 이후 13년 만에 라면값을 인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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