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2024년 1분기 이후로 감산을 연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원유 운송의 핵심 경로인 홍해에서 긴장이 고조되면서 석유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유가 상승이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의 다양한 부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OPEC+ 산유국 그룹은 지난 주 시장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하루 200만 배럴 이상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는데, 그 중 절반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산될 것이다. 전 세계 공급량의 약 2%에 해당하는 이번 감산은 2024년 3월 말까지 지속될 예정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필요하다면 감산 기간을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시장은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내외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감산조치의 영향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특히 사우디가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의 생산량을 회복할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가 없기 때문에 이번 감산으로 인해 가격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 공급을 방해하고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은 중동에서 유럽으로 가는 대부분의 석유가 통과하는 홍해에서 상업용 선박에 대한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일요일 후티 반군과 이란의 지원군이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예멘 해안에서 군함을 포함한 미국 선박 3척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후티 반군과 이란이 지난주 휴전으로 끝난 가자지구 전쟁의 여파로 자신들의 의제를 관철시키려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EIA)에 따르면 홍해는 전 세계 해상 석유의 약 9%가 통과하는 세계 석유 무역의 중요한 요충지다.
석유는 산업 생산, 운송, 에너지 생산의 핵심 요소이며 글로벌 금융 시장을 형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유가 상승은 다양한 산업에서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기업은 운송 및 원자재 비용 증가에 직면하며, 이는 종종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발한다.
게다가 석유는 미국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유가가 상승하면 석유 수입국은 무역 적자 폭이 확대된다. 이는 자국 통화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외환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당 통화로 표시된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는 포트폴리오의 가치 하락을 경험할 수 있다.
운송, 제조업, 농업과 같은 에너지 집약적 산업도 투입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수익과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감산 연장 가능성과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향후 6개월 동안 유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드비어 그룹의 최고 경영자이자 재무 고문인 나이젤 그린은 석유와 글로벌 금융 시장 간의 복잡한 관계는 투자자들이 경각심을 갖고 그에 따라 심도있는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