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베트남 IT 산업 속으로: 현재 동향과 미래 전략

베트남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22년 8% (한국 2.6%), 2023년 5% 내외(한국 1.4%)를 달성하며 어려운 세계 경제 환경을 극복하면서 헤쳐 나가고 있지만, 베트남 역시 글로벌 수요 감소로 인해 제조업 공장 가동율이 낮아지면서 일자리가 감소했고, 채용환경은 ‘22년 대비 눈에 띄게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다. 많은 사람에게 베트남은 제조업 생산 공장으로 인식되어 있고, 베트남 VN30 지수를 보더라도 은행, 통신, 인프라, 유통/유제품, 석유 등 기반산업 중심이고, FPT Corp을 제외하면 IT 기업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베트남의 IT산업이 발전되어 있지 않다고 단정하면 안될 것 같다. 한국의 카카오, 쿠팡, 토스 같은 Digital Native 기업들이 베트남에 존재하고, 전통적 기업들도 Digital Transformation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VNPay, Zalo Pay, Momo 핀테크 기업, Zalo 메신저 서비스, Grab, BE 차량공유서비스, Shopee, Tiki 등의 기업이 Digital Native 회사를 대표한다. 베트남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1억 100만명 (‘23년 6월)에 달하기 때문에 Digital Native 기업이 활동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베트남 게임 발전 연합’ 보고서 (‘23년 10월)에 따르면, 베트남 게임 산업 사용자는 5,460만명에 달하고, ‘22년 6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며, 연평균 9% 성장률로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게임 기업수는 30개로 적지만, 최대 150개로 늘리고, 400개의 게임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 및 유치, 외국인 투자자 및 해외 기업과 베트남 기업 간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기반의 Digital Native 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아직 상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향후 상장이 이루어지면 베트남 주식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부분의 국민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커머스, 모바일 앱 사용이 보편화되어 있다. 실제로, 베트남 인구가 1억명에 달하기 때문에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대규모 동시사용자 처리, 확장성 등이 고려되어야 하고, 기술 Legacy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데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한국에 있을 때 새로운 기술인 Container, Kubernetes, MSA(Micro Service Architecture) 기반의 개발자, 엔지니어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베트남에서 인력 채용을 진행하면서 MSA 경험을 가진 개발자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유가 궁금했다. 필자는 소프트웨어 개발센터 채용을 위해 1,000여장 이상의 이력서를 리뷰하고, 250여회 이상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Zalo, Zalo Pay, Momo 등 많은 사용자를 동시에 처리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MSA, K8s 기반으로 아키텍처를 구성한 회사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타 국가의 사례를 비추어보면 인도의 Tata Consultancy Services, 인포시스 같은 회사가 미국을 비롯한 서구 기업들의 IT 아웃소싱을 진행하면서 제조, 유통, 하이테크, 금융, 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도메인 지식과 프로젝트를 통해 습득된 정보를 기반으로 프로덕트 및 솔루션을 만들면서 IT 영역의 부가가치를 높인 것과 유사하게, 베트남은 2004년부터 IT 아웃소싱 사업을 시작하면서 IT 산업 성장의 토대가 마련되었고, 인도와 유사한 방식으로 IT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현재의 베트남 IT 산업은 IT Outsourcing 분야가 리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VNG (한국의 카카오와 유사) 그룹이 메신저 Zalo를 시작으로, 핀테크, 게임 퍼블리싱 등 전방위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VNG를 제외하고는 차량공유 서비스에서는 Grab, 커머스 영역은 Shopee, Tiktok Shop, Lazada, 등 해외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게임 산업의 경우도 아트스튜디오, 게임스튜디오가 많지만, 직접 자체 IP(지적재산권)을 보유한 게임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아웃소싱 방식으로 한국, 일본, 미국, 중국 등 타 국가 의 게임개발 및 미디어 창작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IT 아웃소싱 기업들은 기술 전문성, 유관 경험 및 도메인 지식, 데이터 보안, 커스토마이징 역량, 애자일 프로세스 및 유연성 등을 보유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을 무대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배경을 설명하고자 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자는 FPT Software(1999년 1월 창립)이다. 23년 1월 기준 22,000명의 구성원을 보유하고 있다. TMA Solutions(1997 창립)은 23년 기준 4,000명 이상, CMC(2017년 창립) Global은 23년 1월 기준 2,500명, NTQ 솔루션 (2011년 6월 창립)은 1,0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IT 아웃소싱 기업들을 보면서 인상적인 부분은, 2000년대 초반에 베트남 내수 시장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해외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한 것이다. 개발자 인력난이 가장 먼저 시작된 일본을 대상으로 전개한 IT아웃소싱이 성공적으로 전개하면서 매출, 이익이 확보되고, 확보된 체력을 기반으로 타국가로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전개되었다.

베트남 IT 아웃소싱 기업들의 성장률은 2024 ~ 2028년까지 16.38%에 달하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주목할 분야임에 틀림없다(Source: Statista).  
대표적으로, FPT Software는 일본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부족현상을 인지하고, 2005년에 일본과 싱가폴에 지사를 설립하고, 이후 프랑스 파리, 2008년에 미국 지사를 오픈하고, 소프트웨어 딜리버리 센터를 호치민, 다낭에 오픈했다. 2014년에는 슬로바키아의 RWE IT회사를 인수하여 해외 사업을 본격화 한다. 2016년에 $230M매출과 10,000명 직원 시대를 맞이한다. 일본 지사 매출만 $126M에 달하는 것을 보면, 시장 니즈에 맞게 진입하고 고도 성장을 이루었다. IT 아웃소싱을 시작하여 창출된 성과를 기반으로 시장의 Digital Transformation 모멘텀을 활용, 2017년 포춘 500대 기업 중 20여곳, 에어버스, 지멘스, UPS 등의 고객을 확보하고, 2017년에는 포춘 500대 기업 중 75곳의 고객사를 확보한다.

현재 FPT Japan의 인력만 1,000명에 달한다(베트남 근무 직원 제외). 현재는 Digital Consulting Service, Digital Technology Service, 그리고  전통적인 아웃소싱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다. 제조, 자동차, 유틸리티, 에너지, 금융 및 보험, 통신, 미디어, 운송 및 교통, 헬쓰케어 까지 대부분의 인더스트리를 커버한다. 26개 국가에 지사를 보유하고 있고, 59개 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사립대학인 FPT University를 보유하고 있어, 4년간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여 영어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우수한 학생들을 사전에 발굴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기술 영역에서 Digital Transformation, Software Development, System Integration, IT services를 모두 제공한다.

TMA Solutions은 2004년에 300명의 엔지니어로 유럽, 호주, 싱가폴, 인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산호세), 캐나다(오타와), 독일(뮌헨), 호주(멜버른), 일본(동경), 싱가폴에 지사를 보유하고 있다. 빅데이터 & 애널리틱스, IoT, 전자상거래, 블록체인, DevOps 등 전통적인 기술 외에 Digital 기술들에 특화되어 있다. 현재 4,0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Custom Software Development, Software QA, Digital Transformation, Innovation as a Service를 제공하고 있다. CMC Global은 조금 늦은 2017년에 50명으로 시작했고, 현재 30여개국 이상 대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며, 일본(동경), 일본(오사카), 싱가포르에 지사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SDS가 지분 30%를 인수하여, 삼성SDS의 해외 IT아웃소싱 전략적 파트너 관계로 협력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BOT(Build, Operate, Transfer) 모델을 제공하는 사업자로서, 최초 고객의 요구에 맞게 필요한 인원을 CMC가 직접 채용하여, 고객의 요청에 맞게 소프트웨어를 개발, 딜리버리 하면서 역량을 고도화하고,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에 도달하면 해당팀을 고객사의 직원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1위 사업자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SDS 개발 및 운영 전담인원이 약 1,0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베트남 증시에 상장되어 있다. 

NTQ 솔루션은 2011년 창립하여 홍콩, 일본(동경), 한국(서울), 독일에 지사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 운송,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군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기반, 스탭 Augmentation, Hybrid, Result-oriented 등 고객의 니즈에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 Cloud, Data Analytics, RPA, Low code platform 등 Digital Transformation영역은 물론 AWS, Azure 아키텍트 및 운영 서비스도 제공하며 높은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소프트웨어, IT 기업 중에서 해외 고객을 보유하고, 현지에서 직접 사업을 전개하는 회사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다. 우리나라 대기업 계열사 중에서, 그룹사가 아닌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지사를 설립하여 사업을 전개하는 것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것에 비해, 베트남의 IT 아웃소싱 회사들은, 베트남 내수 시장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부터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여 성공시키고, 성장 시키는 것이 인상적이다. 전 세계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을 대상으로 IT 아웃소싱을 진행하면서, 개발자들은 다양한 도메인의 개발 경험을 체득하게 된다.

예를 들면, FPT Software에서 3~4년 근무한 경험치를 보유한 개발자가 타 기업으로 이직하면서, 다른 기업의 개발자의 수준이 상향되는 방식이다. 베트남 개발자들의 이직률이 22% 정도 된다고 하니, 개발자를 빼앗기는 기업은 당장은 어려움을 겪지만, 좋은 개발자들이 여러 기업으로 이동하면서 해당 기업들의 역량이 같이 성장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FPT Software의 하노이, 호치민 캠퍼스를 직접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 규모와 시설,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흡사, 마이크로소프트 시애틀 캠퍼스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고 할까. IT 아웃소싱 기업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SI 기업들이 SI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반복되거나 공통적으로 필요한 기능들을 묶어서 프로덕트나 서비스로 만드는 것과 유사하게 베트남 IT 아웃소싱 기업들이 다양한 도메인에서 필요한 프로덕트, 서비스들을 만들어 보유하는 것을 보면서, 소프트웨어 회사로, 서비스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베트남 IT 아웃소싱 기업들은 이미 아웃소싱만 제공하고 있지 않고, Digital Transformation, Digital Product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화에 성공했거나,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IT 아웃소싱 기업이 아니다. 베트남,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를 무대로 하고, IT 아웃소싱은 물론 Digital Transformation, IT Service를 포괄하는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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