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라이칭더 부총통이 총통직은 유지시켰지만 소속 정당의 의회 장악력을 잃었다. 이는 그의 야심찬 경제 의제와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대만과 본토 사이의 긴장을 완화하고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위기를 막을 수도 있다.
친 민주 성향의 민진당(DPP)을 이끌고 있는 라이칭더 총통은 수년 동안 중국의 골칫거리였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며 무력을 사용해 대만을 통일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라이칭더 총통은 중국의 압력에 맞서 대만의 주권을 재확인했지만, 공식적인 독립을 추구하는 것도 거부했다.
중국은 라이칭더의 승리에 만족하지 않았지만 그를 비난하지는 않았다. 대신 대부분의 유권자가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그의 정당성을 약화시키려 했다. 라이칭더 총통은 '균형 잡힌' 승리 연설을 통해 협력을 촉구하는 동시에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대만을 보호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양측 모두 실용주의의 신호이자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을 우려하던 세계 시장에 안도감을 줄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은 세계 경제, 특히 기술 부문에 재앙이 될 수 있다.
대만은 전 세계 칩의 60%와 최첨단 칩의 90%를 생산하는 반도체 제조의 강국이다. 이러한 칩은 스마트폰과 노트북에서 자동차,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에 사용된다. 대만 최대 기업인 대만반도체제조(TSMC)는 아시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장 기업이자 애플, 화웨이 등의 주요 공급업체다.
중국이 대만에 제재를 가하거나 대만을 침공한다면 전 세계 반도체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다. 이는 기술 및 인공지능 산업을 마비시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소비자와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라이칭더 후보의 승리로 지정학적 위기는 피할 수 있지만, 국내적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가 속한 민진당은 의회에서 과반수를 상실해 경제 정책과 개혁을 통과시키기가 더 어려워졌다. 그는 중국에 더 우호적이고 본토와의 긴밀한 관계를 선호하는 국민당(KMT)과 대만 국민당(TPP)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해 있다.
이는 정책 마비와 불확실성으로 이어져 대만의 주식 시장과 통화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대만 증시는 이미 지난 1년 동안 25% 상승했으며, 투자자들은 이익을 실현하고 대만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있습다. 또한 정치적 교착상태로 인해 경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대만 달러도 약세를 보일 수 있다.
투자자들은 2월 1일 개원하는 새 의회에서 라이칭더 총통이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의 내각은 5월 20일에 취임할 예정이다. 그 동안 대만, 중국, 미국이 대만의 미래에 대해 말과 몸짓을 주고받으면서 더 많은 변동성과 소음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은 대만의 총통 선거가 투자자들에게는 여러모로 축복이라는 것이다. 중국과의 전쟁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대만 내 교착 상태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보호할 수 있지만 대만의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다. 민주주의에는 이득이 될 수 있지만 안정에는 손실이 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