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의료시스템, 외국 의사 우대 정책을 통한 대안 모색
캐나다 의료시스템, 외국 의사 우대 정책을 통한 대안 모색
  • 정연수 특파원
  • 승인 2024.03.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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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수 특파원

밴쿠버 - 캐나다의 의료시스템은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무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국가적 자부심의 원천이 되고 있으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살기 좋은 나라 중 하나로 선진 복지국가로 손꼽히고 있다. 의료시스템은 국가에서 세금으로 운영되는 무료 공공 서비스로, 모든 국민이 공공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현재 캐나다의 의료비는 국내총생산(GDP)의 10.8%를 차지하고 있지만, 캐나다의 의료시스템은 완벽하지 않으며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캐나다의 의료서비스는 가정의(Family Doctor)를 통해서만 제공된다. 가정의는 대부분 일반 의사(General Practitioner)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가정의를 찾아가야 하며, 그 후에 전문의를 만나기 위한 추천서(Referral)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가정의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절차가 쉽지 않다. 특히 밴쿠버와 같은 지역에서는 모든 가정의들이 수용할 수 있는 환자수가 넘치고 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가정의를 찾는 시간이 길어지며, 가정의를 찾았더라도 전문의를 기다려야 하는 대기 시간이 또 길어진다.  코로나19 팬데믹시기에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악화되어 수백만 명의 캐나다인이 가정의를 찾지 못하고, 전문의 대기자 명단이 기록적으로 길어지고, 진단 장비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며, 병원 응급실은 때때로 문을 닫는 등 환자들에게 국가적인 의료 인프라의 한계를 보여줬다.

프레이저 연구소(Fraser Institute)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환자가 가정의를 만난 뒤 전문의를 만나기까지 평균 27.4주가 소요된다. 이는 역대 대기 시간 가운데 최장 기록으로, 지난해 같은 보고서에서 기록한 25.6주보다 길어졌다. 또한 1993년 캐나다인의 의료 서비스 대기 시간이었던 9.3주와 비교해 195%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대기 시간은 환자의 증상 심각도와 응급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하는 구조로 인해 발생한다. 또한 개인이 체감하는 증상의 심각성과 의료진이 느끼는 심각성의 차이로 인해 응급실에서 몇 시간씩, 또는 전문의를 만나기까지 몇 달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이는 캐나다의 의료시스템이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나 의료진의 한정된 수에 기인한다. 

이로 인해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치료를 적기에 받지 못해 악화되거나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이러한 심각한 의료 현실을 고려하여 한국의 첨단 의료 시스템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주기적인 한국 방문을 통해 건강검진을 받고 있으며, 큰 질병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빠른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보편화되어 있다.
 
외국의대 졸업자를 위한 이민정책 

최근 외국의대 졸업자를 우대하는 캐나다 이민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 1월, 고용, 인력개발 및 공식 언어부 장관인 랜디 보이소노트는 캐나다 전역의 15개 기관에 최대 8,600만 달러를 지원하여 약 6,600명의 외국인 수련의를 위한 외국 자격증 인정 역량을 강화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 투자는 고학력 및 숙련된 이민자들이 국제 자격증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즉 캐나다 정부는 국제적으로 교육받은 의료 전문가들이 자격증을 인정받기 위한 장벽을 낮추기 시작했다. 캐나다 전역에 걸쳐 15개의 자금 지원 프로젝트는 인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IEHP에게 캐나다 근무 경험을 제공하며, 의료 부문 내 노동 이동성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2023년 10월 보건부 장관 회의에서 확인된 인력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간호, 약국, 치과와 같은 주요 직종에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숙련된 신규 이민자들이 의료 인력에 빠르게 통합되어 궁극적으로 캐나다의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고 경제 성장을 지원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에서도 IEHP를 늘리는 정책을 발표했다. BC주 프로그램의 핵심은 향후 2년간 IEHP의 수를 3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진료준비평가프로그램(PRAP)의 확대이다. BC주에서 의사 면허를 취득하려는 외국인 의사에게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하며, 주 정부는 이 프로그램의 정원을 늘림으로써 외국에서 교육받은 의사들이 현지 의료 인력에 통합되는 것을 간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준의사 (Physician Assistant) 프로그램

BC주 정부는 외국에서 훈련받은 의사 지원정책에 이어 진료준비평가프로그램에 응시할 자격이 없는 의사를 위해 '준의사' 면허 클래스를 신설하여 대체 경로를 제공한다. 이 의사들은 보건 당국의 급성 치료 시설에서 주치의의 감독하에 근무하며 기존 자원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일을 할 것이다. 이 접근 방식은 프로그램의 요구 사항을 즉시 충족하지 못할 수 있는 외국에서 훈련받은 의사의 전문성을 인정한다. 최소 3년 동안 농촌과 도시 지역 모두에 배치되어 환자의 치료 연속성과 안정성을 보장한다.

이러한 조치들은 한 줄기 희망의 빛으로 받아들여 진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인 조치들이 과연 고착화된 의료 시스템의  문제들을 진정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캐나다 의사협회(CMA) 회장인 케슬린 로스 박사는 "이제는 망가진 의료 시스템에 돈을 쏟아붓는 것을 멈추고 새로운 시스템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이는 기술 혁신과 예방 중심의 접근으로 받아들여진다.

기술혁신과 예방 중심의 접근

기술혁신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헬스케어 진단과 치료 등을 제시한다. 한 예로 IBM이 개발한 '왓슨(Watson)'을 들 수 있다.  왓슨은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환자의 증상을 입력하면 과거 수십 년간 축적된 임상 사례와 수십만 페이지의 전문 자료를 검색하여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보여준다.

예방 중심의 접근은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을 강화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한국의 건강검진 시스템을 참고할 수 있다. 한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모든 국민들을 대상으로 매년 또는 2년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하여 모든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예방 치료를 한다. 건강검진은 또한 지역사회 기반의 의료시설과 서비스의 강화도 요구된다. 지역 주민들이 쉽게 건강검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투명한 책임성을 강화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이는 캐나다 의료 시스템의 현재 상태와 미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나타내며 새로운 시스템 개선 방향을 의미한다.

특히 캐나다는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환자들이 쉽게 의료진에 접근할 수 있는 원격 진료시스템이 빠르게 자리 잡았다. 그러나 캐나다의 원격 진료는 현재 매우 단순한 비대면 상담으로 약처방이나 혈액 검사 의뢰, 전문의를 만나기 위한 가정의의 추천서 등을 받는것에 그치고 있다. 실제 질병치료를 위해서는 다시 검사시간과 전문의를 기다려야 하는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여전하다. 

의료진의 보상 격차

전문가들은 캐나다 의료진의 보상 격차를 중요한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캐나다 의사들의 평균 연봉은  C$ 388,000(약 3억 8054만원)이다. 이는 전체 의사를 대상으로 한 평균 연봉이다. 캐나다 의료진은 분야별로 다른 급여 수준이 적용되며, 의사들의 실제 소득은 경력과 의료 서비스 지역, 전문 분야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BC주의 외국 수련의 보강 정책은 국내 의료 교육 및 수련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의료진의 공정한 보상을 보장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확대하고, 소외된 지역에서 진료를 선택한 졸업생에게 부채 탕감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지속 가능한 캐나다 태생 의사 파이프라인을 육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의료 인력의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하고 의료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캐나다의 의료 시스템은 현재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전문가들은 캐나다가 외국에서 교육받은 의사들을 도입하는 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지만, 이러한 개선 방안들은 오랜 기간 동안 쌓인 구조적인 결함을 해결하기 위한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캐나다 연방정부는 적극적인 정책 변화를 통해 이에 대응해야 하며, 의료 시스템 내부의 인프라와 인력을 강화하여 환자와 의료 전문가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더욱 강력하고 탄력적인 의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는 캐나다의 의료 시스템이 미래 지향적이며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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