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코레일 사장, 할 일 한 직원에게 피자 '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 할 일 한 직원에게 피자 '쐈다'
  • By 이경호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1.2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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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혜 사장 캐리커처. 이 캐리커처로 피자를 장식해 전달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지난 21일 재미있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제목은 ‘CEO가 쏜다! 코레일 현장 중심 소통경영 화제’다.
낯간지럽게도 ‘화제’라고 코레일 홍보실이 직접 적었다. “촌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통의 경우 기업 홍보실들은 자사 대표의 동정 보도자료를 낼 때 ‘××× 사장, 소통경영 ’펼쳐‘나 ’강화‘나 ’시동’ 등의 단어를 쓴다.

그러면 일부 언론들이 알아서 ‘화제’ ‘주목’ ‘조명’ 등의 단어를 붙여 기사에 ‘마사지’를 해준다. 
점입가경으로 내용은 더 재밌다. 최연혜 사장이 친절직원을 위해 간식을 손수 챙겼다는 내용인데, ‘손수 챙겼다’라는 말뜻을 모르는 듯하다. 최 사장은 친절직원의 근무지에 가지도 않았다.

보도자료 내용을 옮기면 이렇다. 최연혜 사장이 직원과의 ‘정서적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중심 소통경영에 나섰고, 직원 사기 진작과 애사심 고취를 위해 CEO 명의의 격려 메시지와 간식을 보내는 ‘CEO가 쏜다!’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벤트는 직원들에게 작은 성의와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하는 최 사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그렇다면 친절직원은 어떤 선행을 했기에 첫 번째 ‘CEO가 쏜다!’ 이벤트 주인공이 됐을까. 보도자료를 다시 보자. “××× 부역장은 OECD 과학기술 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KTX로 이동 중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친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캐롤라인 와그너교수가 무사히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안내했으며, 이후 와그너교수로부터 친절함이 너무나 감사하니 사장님이 칭찬해 주었으면 한다는 영문서신을 받았다”고 돼 있다.

철도회사 직원이 길 잃은 승객을 안내했다고 사장이 피자를 쏜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안내했다는 건지 내용도 두루뭉술하다. 그런데도 이 직원이 “글로벌 코레일 이미지 제고에 기여했다”고 보도자료에 적었다.  
미국인 교수가 아닌 한국인 승객에게 길 안내를 했어도 피자를 샀을까라는 비판이 나온다. 소식을 접한 한 시민은 “코레일 홍보실 직원들 참 고생이 많다”고 짧게 말했다.    

더 자세히 보면 웃기기까지 하다. 미국인 교수로부터 영문서신을 받았다는데, 수신인이 최연혜 사장인지, 부역장인지 알 도리가 없다.

‘주어 생략’이다. 부역장이 주어로 시작된 문장이 ‘이후’부터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문맥상 최연혜 사장이 편지를 받았다는 뜻 같기도 한데, 주소(메일)는 어떻게 알고 보냈는지 미국인 교수의 정성에 감읍할 따름이다.
굳이 ‘서신’이 아닌 ‘영문서신’이라도 콕 집어 쓴 것도 “촌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절직원보다는 최연혜 사장 프로모션용 보도자료다. 

복수의 신문사 기자들은 "내용이 유치해 기사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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