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태 칼럼] 한국 인공지능 갈 길 멀지만 아직 늦지 않아
[정연태 칼럼] 한국 인공지능 갈 길 멀지만 아직 늦지 않아
  • By 정연태 포럼빅데이터미래 이사장
  • 승인 2016.03.19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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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포럼빅데이터미래 이사장 

이세돌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마치 거대한 쓰나미처럼 지나가면서 인공지능 쇼크가 우리 정부와 기업에도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는 3월17일 대통령주재로 연구개발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한 삼성전자 등 6개 기업이 참여하는 ‘지능정보연구소’를 통해 선진국과의 인공지능 격차를 줄이기로 했다. 이쯤 되면 일단 정부나 기업이나 웨이컵 콜(Wake-up Call)이 울린 셈이다.

사실 이번 바둑대국 외에도 인공지능이 국내외에서 적용되는 사례는 많다. 대표적인 예로 소프트웨어(SW) 기반 인공지능 분야는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딥러닝(Deep Learning) 기법을 사용하여 이미지 인식, 음성인식 및 지식처리 등 의 성과를 내고 있다.

이미지 인식의 경우, 구글은 컴퓨터가 이미지 인식 후 자동 캡션 생성기술(Neural Image Caption)을 개발하고 있고, 페이스북은 2014년 사람의 얼굴을 97.25%의 정확도로 알아내는 ‘딥 페이스’를 개발했다. 이는 사람의 얼굴 인식률(97.53%)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거의 완벽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 있다. 또 중국의 바이두는 2014년 슈퍼컴퓨터인 Minwa를 개발, 이미지 인식 에러율 5.98% 달성해 구글의 6.66%보다 우수한 능력을 보여줬다.

음성인식의 경우는, MS사의 인공지능 비서라 불리는 Cortana와 구글의 Now 그리고 애플의 Siri가 사실상 음성인식 분야를 석권하고 있다. 또한 지식 처리분야는, IBM이 2011년 Watson 컴퓨터에 Deep Learning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Quiz 게임 승리를 이끄는 등 업계의 선두마차를 이끌고 있다.

Deep Learning이 비약적인 발전을 하는 이유는 컴퓨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빅데이터 출현으로 정보를 종합하고 분석하여 학습에 이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Deep Learning은 아직까지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첫째로 매우 강력한 성능의 슈퍼컴퓨터가 필요해 하드웨어자체가 무겁고 부피가 커 이동에 제한이 있다. 스마트 폰 적용의 경우는 해당 SW를 운영하는 원격서버에 연결해야 하는데, 데이터를 전송해 대조한 후 수신하기 때문에 실시간 처리가 불가능하다.

특히 사람과 달리 통계로 단어 의미를 분석 하기 때문에 문맥을 이해 못하고 부정(Not)이 들어간 질문에 답변을 못한다. 사람 성능의 인공 두뇌를 SW로 구현할 경우 슈퍼컴퓨터의 성능이 현재(수십 petaFlops)보다 천 배 이상(수십 exaFlops) 증진이 요구된다. 이는 수백 메가와트(Mega Watt)의 전력을 필요로 하며, 더욱이 10년 내 반도체의 기술적 한계 때문에 컴퓨터의 고성능화가 더 이상 불가능 하다.

하드웨어 쪽을 보면 최근 CES에서 NVIDIA가 도시락 크기의 자율주행차량용 슈퍼컴퓨터 ‘드라이브 PX 2’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컴퓨터는 차량 주변을 360도 걸쳐 인식가능하고 예상 밖 도로 위 파편 및 공사 중 도로, 타 운전자의 돌발 행동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또 Deep Learning 네트워크 처리시 1초에 최대 24조 회의 작업처리 능력을 보이는데 이는 “맥북 프로” 150대가 동시에 처리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2개의 프로세서와 2개의 GPU로 구성돼있고, 또한 12개 비디오 카메라, 레이더, LiDAR 및 초음파 센서가 부착돼 있는데, 센싱 및 제어가 실시간 가능하나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데 수개월이 걸린다.

한편, 인간두뇌가 취하는 정보표현 방법을 역 설계해 인공 시스템에서 구현하는 뉴로모픽(Neuromorphic) 칩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데 이미 제조업 현장 등 여러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한국, 미국,유럽 등 인공지능 선진국과 비교해 갈 길 멀어

인공지능 기술 개발 분야에서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등과 우리나라의 격차는 매우 크다. 우선 하드웨어는 미국과 유럽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월등히 앞서 있다. 미국은 이미 2008년도부터 국가차원에 연구가 시작되어 2014년 꿀벌 수준의 인공지능 칩을 선보여 보행자, 자전거, 자동차, 트럭, 버스 같은 개체 80% 이상의 이미지 인식 성공률을 보였고, EU도 FP7으로Si Wafer 상에서 262,000 뉴런(Neuron)으로 구성된 칩을 구현했는데 속도가 인간의 뇌보다 약 10,000배 빠르다고 알려졌다.

영화

기업의 경우를 보면 IBM은 2008년부터 DARPA의 시냅스(SyNAPSE) 프로젝트에 참여해 오감인지 및 분석능력을 가진 컴퓨터를 5년 이내 개발한다고 예고했다. 인텔은 2013년 6월 $100M 규모의 Fund를 인텔 캐피털이 조성해 인공지능 칩으로 한 패턴인식기술개발 결과를 발표했다. 퀄컴은2009년부터 Vision 센서, 로봇 컨트롤러 및 인지 컴퓨팅을 위해 Zeroth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고 HP도 90여명의 인력을 투입하여 인공시냅스 구현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인공지능 칩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있어 삼성 종합기술원은 2011년부터 소규모 이미지 인식용 인공지능 칩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하이닉스도 산학 과제를 통해 연구 중이다. 하지만 5년 내 단기실적과 Fast Follower가 고착화된 우리나라 기업 문화상 인공지능 칩과 같은 High-Risk / High-Return/ High-Patience형 기술들에 대해서는 정부주도의 ‘선행 R&D Long Term Plan’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해외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와해성의 기초・원천 기술은 정부가 주도해 장기간에 걸쳐 지원하는 것이 미국을 비롯한 선국들의 추세이다. 미국의 DARPA는 고양이 수준 인공지능 칩 개발 위해 SyNAPSE 프로그램을 추진(2008~2016년) 중이며, 오바마 대통령은 2015년 10월20일 '나노기술-미래의 컴퓨팅을 위한 그랜드 도전(A Nanotechnology-Inspired Grand Challenge for Future Computing)을 발표하고 향후 부처별로 추진계획을 수립 예정이다.

EU는 2013~2023년까지10억 유로가 투입되는 HBP (Human Brain Project)를 2013년2월 착수했는데 HBP의 주요 목표는 슈퍼컴퓨터 통한 디지털 뇌 구성과 고양이 수준 칩을 개발이다.
일본은 제5기 과학기술기본계획(2016-2020)에서 초 스마트사회 5.0을 중점 추진할 예정이고
로봇인공지능IoT 분야의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창업국가에서 두뇌국가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국가전략을 세우고 관련 연구센터 20여 개를 세울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인공지능 칩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제4기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2016-2025)’에서 국가전략기술 개발 통합 연구추진을 한가지 분야로 선정하고 2016년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정부의 SW 관련 인공지능 투자는 2013년부터 Exobrain, 실시간 영상이해 기반의 시각지능SW등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으나, 하드웨어 투자는 나노소재 사업 및 미래 유망 파이어니어 사업에서 소규모로 이루어 지고 있다.

인공지능기술 뿌리를 내리려면 걸림돌 규제 풀어야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는 산업계의 혁신을 가져오는 동시에 그만큼 인간이 할 일을 뺏어가기 때문에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가 선행 되야 한다.

이미 반도체 등의 첨단 산업에서는 많은 인력 감축이 이루어졌다. 10여 년 전에 100여명이 투입됐던 반도체공장에는 현재 열 명 남짓의 인력만으로 동일한 작업을 하고 있다. 또 과거 50여명 이상이 근무하던 은행도 지금은 20여명도 안 되는 인력으로 동일한 작업이 이루어 지고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기존산업의 인력 감축은 불가피하다.

다만 일자리가 줄어드는 만큼 신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 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SNS가 탄생됐다. 또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부품들이 요구되고 이를 위해 새로운 공장이 만들어져 그만큼 또 다른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이게 바로 우리가 바라는 ‘윈윈’이다.

소크라테스는 문자가 나오는 것을 격렬히 반대했다. 왜냐하면 기록을 하면 우리의 뇌가 할 일이 없어지게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인력 감축, 가치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에서의 인공지능 기기가 갖는 딜레마, 그리고 해킹의 위협까지 제기되며 수 많은 문제점과 난제들이 인공지능 앞에 산재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인공지능 기술을 올바르게 발전시키려면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히 풀고 올바른 가치판단 하에 선진국에 앞서는 정책묘안을 찾아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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