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이사 복귀 최태원 회장, SK의 새 이정표 세워야
등기이사 복귀 최태원 회장, SK의 새 이정표 세워야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3.2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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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제공

결국 최태원 회장이 (주)SK 등기이사직에 올랐다. 지난 18일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주 과반수의 찬성으로 등기이사에 복귀한 것이다. 주주들은 '오너 리스크'(재벌 회장이나 대주주 개인 등 오너(총수)의 잘못된 판단이나 불법행위로 인해 기업에 해를 입는 것)보다, 최 회장이 펼칠 '책임 경영'이 SK 앞날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정말 그러할까

'최태원'이라는 이름을 국민들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포털검색은 국민적 관심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국내 유명 포털 2곳 검색란에 '최태원' 석 자를 입력했다. 그의 영향력만큼이나 관련 검색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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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관련 검색어는 주로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바이오-통신 사업에 대한 관심과, 등기이사직 복귀·합병 여부, 횡령 혐의로 투옥 중 사면 여부에 관련된 검색어가 주로 차지했고, 사적으로는 주로 가족사, 그리고 그의 사생활이 회사와 얽혀서 발생하는 일련의 사태를 반영하는 검색어가 많았다.

최근 몇 해 동안 최태원 회장을 둘러싸고 발생했던 '이슈'들이 총집합한 듯한 인상이다. 최태원 회장은 두 번의 수감생활을 했다. 2003년 분식회계 혐의로 7개월, 2014년에는 회삿돈 46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박 대통령이 "재계 특별사면은 없다"는 공약을 깨고, 선택한 사람이 최태원 회장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광복절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출소해 경영 일선에 복귀 했다. 그동안 최 회장은 대기업 총수 가운데 최장인 926일간 옥살이를 했으면서도 그 동안 연봉을 받지 않았다는 점과 둘째 딸의 해군 장교 지원, 전역 연기 애국장병 특별채용 등으로 SK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고해성사격의 한통의 편지가 SK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삼켜 버린다. 세계일보에 보낸 '내연녀와 혼외자 고백'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는 혼외 여성과 아이를 낳았다는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면서,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결혼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 하지만, 노소영 관장은 "이혼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고, 이로 인해 여론이 더 악화 됐다. 조강지처와의 이혼 계획을 이야기 하면서 불륜을 미화하는 듯한 편지 내용에 많은 사람들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냐"며 공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감독원과 국세청이 SK 해외법과 최 회장의 내연녀로 알려진 김모씨와의 아파트 거래를 조사하면서, 탈세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SK(주)가 통합 첫해를 맞아 '배당금 잔치'를 벌인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로 인해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이 1년 전 보다 230억원이나 불어난 560억원을 챙겼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는 30대 그룹 오너 일가 중 '가장 큰' 증가액이다. 특히 SK텔레콤의 배당금은 6354억 8000 만원으로 타 통신사보다 최대 6배 이상 많다. 물론, 주주들에게 배당금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SK는 통신과 정유사업이 주축이 되는 ‘내수’를 바탕으로 성장한 회사다. 그러므로 기업의 발전으로 얻은 성과는 우리 국민들과 함께 하는 것이 옳다. '배당금 잔치'를 벌여 오너 일가와 외국인 투자자들을 배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국부의 유출'이라는 표현 쓴다.

특히, SK텔레콤은 눈에 띄는 마케팅에 힘입어 통신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10년간 30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한 SK는, 소비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통신비 인하' 요구엔 응답하지 않고 있다.

저렴한 가격의 요금제나 기본금을 없애는 등 고객고충을 나누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날로 비싸지는 스마트폰의 할부금액까지 통신비에 추가되면, 5~10만원은 훌쩍 넘는 돈을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데 말이다.

과한 통신비의 지출은 신용불량자도 만들고 있다. 한 의원실이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말 기준 연체·미납된 무선통신료는 460만6502건, 1조8522억원에 이른다.

통신비를 못내 고통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SKT는 야박하기만 했다. 다른 통신사와 달리, 100만원 연체시 신용정보를 관련 기관에 통보,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사실이 들통이 나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100만원 신불자'를 탄생시키는 SK는, 자신의 곳간 불리기에는 뛰어 났다. 묵혀둔 사내유보금이 2015년 1분기 70조3000억원이나 된다. 2008년에는 1조1000억원이었는데, 무슨 일이 있던 것인지 64배나 늘었다.

SK 계열사 중 유보금이 가장 많은 곳은 SK텔레콤으로 무려 16조 1000억원이 넘는다. 다소 논란은 있었으나 500만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이 1억명의 가입자를 가진 미국의 최대 통신업체인 버라이존 보다 유보액수가 3조원이나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간을 되돌려 최태원 회장이 기사회생하면서 했던 말을 떠올려 보자. 지난해 8월 14일, 최태원 회장은 특별사면으로 유일하게 풀려난 기업 총수로서 이렇게 말했다. "국가 경제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그리고 등기이사 복귀가 결정됐던 18일 했던 말도 기억해보자. 최 회장은 대주주 일가의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재계는 최 회장이 아버지 최종현 회장을 외모와 성격 모두에서 빼 닮았다고 입을 모은다. 선대 회장은 선이 굵고 통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태원 회장은 실제로 출소하자마자 반도체 부문에 대한 통큰 투자와 ‘역대급’ 일자리 창출계획 발표로 정재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런데 당시 그의 행보가 자신의 공약을 뒤집고 전격 사면을 단행한 대통령에 대한 ‘보은성격’이라는 평가가 정재계에서 흘러나왔다. 사실이라면 그것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빚은 모두 갚았다.

이제는 최 회장이 오직 고객만 보는, 고객에 대한 ‘통큰 서비스’로 SK의 새 이정표를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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