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4.13총선서 최측근 밀었다가... 정치 생명은?
정몽준, 4.13총선서 최측근 밀었다가... 정치 생명은?
  • By 연제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4.1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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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Koreaittimes DB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전 한나라당 대표)이 지난 4.13총선에서 자신의 최측근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가 체면을 구겼다. 부인 김영명 씨는 직접 지원유세에 나서기도 하고, 현대중공업은 불법선거운동 논란에 휩싸일 정도로 총력지원에 나섰지만 ‘변심’한 민심을 바꿔 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14년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정계를 떠나 FIFA(국제축구연맹) 회장 자리를 노리다가 윤리강령 위반으로 되레 자격정지 6년만 받은 정 이사장의 입지는, 새누라당의 선거 참패로 더욱 비좁아 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몽준 이사장은 지난 4일 안효대 새누리당 후보(울산 동구)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현대중공업의 도시’로 불리는 울산 동구는 13대 국회 때부터 정 이사장이 내리 다섯 번 국회의원을 지낸 곳이다.

18대 때부터 안 후보가 정 이사장으로부터 의원직을 ‘대물림’했다. 안 후보는 현대중공업 출신으로 정 이사장이 국회의원 때 지역구 사무장을 역임할 정도로 정 이사장의 최측근으로 분리된다.

안 후보는 일찌감치 새누리당의 단수추천을 받아 3선에 도전했지만, 현대중공업의 최악의 적자로 인한 지역경기 침체, 구조조정 여파로 민심이 싸늘해 졌다.

총선 직전 여론조사 결과, 안 의원과 야권단일 후보인 김종훈 후보(무소속)가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는 당시 현대중공업 노조의 지지를 받았다. 안 후보는 이른바 ‘쉬운 해고’를 골자로 하는 박근혜정부의 노동개혁 법안에 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300여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급기야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이후 정치적 발언을 삼갔던 정 이사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4.13총선에서 안 후보 지원에 나선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김 후보에 바짝 쫓기자 마음이 급했던 탓일까.

<>블로그에 “안 의원이 동구 많이 발전 시켜” 지지 호소

정 이사장은 지난 4일 자신의 블로그에 “저는 떠났지만 안효대 의원이 동구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울산대교와 시원한 도로가 뚫리고 우리의 휴식처인 일산해수욕장도 깔끔하게 정비되는 등 동구가 많이 발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심으로 가슴 아픈 점은 세계 경제와 조선산업 경기가 나빠져서 우리지역의 살림살이가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회사(현대중공업)의 긴축경영 때문에 고통 받는 분들도 많다고 들었는데 송구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집안이 어려울 때 일수록 중요한 것은 가족간 우애와 사랑”이라고 적었다. 정 이사장이 ‘가족(회사)의 우애’를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현대중공업 직원과 그 가족들, 그러니까 울산 동구의 유권자들이 안 후보를 지지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명 씨, 두 차례 울산 방문... 현장유세 지원까지

정몽준 이사장이 정치인일 때 선거 때 마다 현장 유세를 지원했던 부인 김영명 씨도 안 후보에게 힘을 보탰다. 김 씨는 총선 이틀전인 지난 11일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울산 동구를 찾아 노인복지관과 전통시장 등을 돌며 “지역 발전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며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김 씨는 앞서 지난 6일에도 동구를 찾아 현대주부대학 명예학장 자격으로 주부대학 강좌에 참석한 뒤 안 후보를 지원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김종훈 후보와 노조 깎아 내려

현대중공업은 불법선거운동 시비를 받았다. 현대중공업의 ‘기관지’인 ‘인사저널’은 지난 7일 “현 위기는 정치활동으로 해결 할 수 없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뜨거워지는 물에서 최후를 맞는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정치활동은 후유증만 낳는다. 정치활동은 후유증만 낳는다. 노동조합의 정치투쟁,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난 정치활동, 노조가 그릇된 판단과 행동을 하고 있다’며 김종훈 후보와 노조를 깎아 내렸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노조는 “김 후보 당선을 위해 법이 보장한 적법한 정치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사측이 노조 정치활동을 비난·협박하는 방식으로 현대중공업 출신 안효대 새누리당 후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현직 울산지역 시·구의원들도 현대중공업측이 불법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노조측을 거들었다.

이들은 지난 7일 공동기자회견에서 “인사저널 내용 중 현대중공업 노조 지지후보 김종훈에 대해 ‘회사의 위기극복을 할 수 없고 큰 후유증을 낳을 것이다’는 부정적 내용을 서술, 공식적인 낙선운동을 표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울산 시구의원 “주식회사 선거운동은 불법”

또 “김종훈 후보는 회사의 위기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유포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회사 구성원들에게 ‘낙선시켜야 한다’는 암묵적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명백한 불법 선거운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직무상 지위를 이용해 선거 운동할 수 없고, 후보에 대한 비방은 금지돼 있다. 특히 주식회사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미 지난 3월 현대중공업 사측이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지방선거에 불법 개입한 사실이 구체적인 근거와 함께 폭로되었고,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당사자가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해 지역사회를 놀라게 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정치쇼’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역방송 토론에서 "김 후보의 공약은 옛 통진당 출신 인사가 주축이 돼 창당한 민중연합당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색깔론을 펴기도 했다.

“의원직을 내건다는 각오로 현대중공업의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반드시 막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지만, 김종훈 후보에게 크게 뒤져(23,251표 차이) 끝내 낙선했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보수정당의 '영원한 대권주자'로 대선 때마다 유력후보 하마평에 올랐던 정몽준 이사장의 정치적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정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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