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임금격차 1위' 오명, 한국 IT기업들 임금 현주소는
'남녀 임금격차 1위' 오명, 한국 IT기업들 임금 현주소는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4.25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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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가 공식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세계 남녀 임금격차. 한국이 1위다: OECD 캡처

OECD가 선정한 남녀임금격차 1위의 나라, 한국. '곧 선진국'이라고 자화자찬 하고 떠들어 댔지만, '수치'는 말 그대로 ‘오명(汚名)’이다. 그래프를 보면, 월등히 솟아오른 막대가 실소를 자아낸다. 2014년 기준 남녀 임금격차는 36.7. 한국 남성이 1000달러를 벌 때 여성은 633달러 밖에 벌지 못한다는 의미다. OECD 평균치(15.6%) 2배를 넘어서는 부끄러운 지표다.

한국의 남성과 여성은 성인이 되면 각각 큰 통과의례를 거친다. 군대와 출산. 둘의 삶의 무게가 동등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둘 다 '성장통' 같은 삶의 변화를 주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대부분의 한국 남성은 군대 때문에 여성보다 사회 진출이 늦다. 한창 공부를 하고 자유를 만끽할 시기에 엄격한 규율에 갖힌 삶을 살아가는 건, 슬픈 일이다. 같은 또래의 여성이 사회진출을 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맘이 급해지고, 답답하다. 취업 이후에는 야근과 싸우면서 '생계형 슈퍼맨'이 되길 강요당한다.

반대로, 대부분의 한국 여성들은 한창 일을 할 시기에 출산이란 장벽에 부딪힌다. 임신을 해서 먼저 진급하는 남자 동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맘이 급해지고 답답하다.

남성이 부러울 때는 고통스러운 통과의례를 거치고 나면 '군 가산점'을 준다는 점이다. 물론, 군 가산점 안 받고 군대에 안 가는 게 더 낫다는 말도 있지만 말이다.

기자는 예전 직장에서 2년 경력으로 입사 했지만, 임금이 '군 가산점' 때문에 신입 남자 초봉과 비슷해 씁쓸했다.

여성은 '출산 가산점'이 없이 '경력 단절'이라는 혹만 단다. 배가 부르고,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하고나면, 일-육아 병행을 고민하며 치열하게 다니거나, 이직하거나, 가정에서 '엄마'로만 남는다.

30대 이후로 남녀 임금 차이가 급격히 벌어지는 것은 경력단절의 폐해다. 40·50대 여성의 임금은 초라하게도 동일연령 남성 월급의 반밖에 되지 않는다.

경력 단절 이후 비정규직으로 돌아서는 경우가 높기 때문. 2015년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비정규직 중 여성 비율은 54%로, 남성 46% 보다 8% 포인트나 높았다.

법적으로 보장 받는 육아휴직기간은 1년, 하지만 임신과 출산 후를 걱정했던 기자에게 어떤 상사는 자신의 사례를 빌어 3개월 만에도 복직을 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물론, 결정은 자신의 몫이다. 하지만, 신체적으로나 통념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출산-육아 휴직을 먼저 쓸 수 있고, 써야하는 건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다. 우리나라는 '일-가족 양립'을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 남성의 육아휴직을 허용하는 곳은 많지 않다. 남성 육아휴직만 제대로 사회에 뿌리에 내린다면 많은 게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IT산업, 남녀 비중과 임금격차는

IT기업은 어떨까.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2013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판, 영상, 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종사자수는 남성은 2004년 이후 10만 1000명 증가한 반면, 여성 인력은 오히려 7000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여성의 비중은 2004년 30.9% 대비 약 5.1%p 감소한 25.7%로 여성 인력의 활용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충 KISDI ICT산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칼럼을 통해 "ICT산업에서 여성인력 비중이 낮은 원인은 대학 전공 선택에 있어서 남녀격차, 이공계 직군에 진출하는 여성들의 노동시장 이탈률, 현격한 남녀 임금격차나 차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선진국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여성 고용률이 높은 나라들이 출산율도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저출산·고령화로 인해서 부족한 노동력을 여성고용률 증진을 통해 풀어야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블로터 넷 보도에 따르면, 블로터가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2015년 3분기(9월) 기업별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IT업체의 임금 격차 수준(남:여)을 살펴본 결과, 삼성전자 6400만원:4300만원, LG전자 5007만원:3900만원, SK텔레콤 8100만원:5700만원, KT 5600만원:4900만원, LG유플러스 5600만원:3700만원, 네이버 7000만원:6000만원, 카카오 1억5000만원:5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는 여성의 평균임금이 남성 평균임금에 미치지 못하고, 크게는 2배 이상 차이 나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MS는 "남녀 동일한 임금"

그러나, 최근 미국에선 임금 평등의 날(지난 12일)을 앞두고 의미있는 발표가 있었다. 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MS)가 직장 내 임금 차별이 없다고 밝힌 것.

로리 매트로프 골러 페이스북 인사부 부장은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남성과 여성의 임금을 비교해 본 결과, 우리는 같은 임금을 받는다"고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밝혔다.

캐슬린 호간 MS 인사 부서장도 "마이크로소프트 남성 직원이 1달러를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여성 직원은 99.8센트를 받는다"고 공식 블로그에 게재했다.

한국의 페이스북·MS는 언제쯤 등장하고 정착할 수 있을까 비록 세계경제포럼이 남녀가 완전히 경제적으로 평등해질 때까지 걸릴 예상 시간으로 118년을 예상했지만, 기자는 낙관적으로 꿈꿔본다. 살아있는 동안 뉴스에 '한국, 완전한 경제적 남녀평등 이뤘다'라는 헤드라인을 볼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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