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쓴 SF영화, 정말 삼각관계를 그린 걸까?
인공지능이 쓴 SF영화, 정말 삼각관계를 그린 걸까?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6.30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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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시나리오를 쓴 인공지능 벤자민/ 벤자민 소개 사이트

보고 또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짧은 영어 실력 탓도 있겠지만, 개연성이 없는 플롯(구성) 때문인지 의미를 찾기가 더 어려웠다. '선스프링(Sunspring)'은 인공지능이 처음으로 시나리오를 써서 만든 공상과학 영화(SF)다.

지난 9월 온라인 매체인 '아르테니카'는 9분 짜리 러닝 타임의 SF영화를 공개했다. 영화는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Y7x2Ihqjmc)

르테니카에 따르면, 우주선에서 벌어지는 세 남녀(남자 두명, 여자 한명)의 "아마도" 삼각관계를 담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등장인물은 H, H2, C이다. 영화에선 H와 C를 남성이라 설정했고, H2를 여성으로 간주했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인공지능은 ‘벤자민(Benjamin)’. 원래 이름은 젯슨(Jetson)이었는데, 수백개의 공상과학 TV나 영화의 대본을 학습하고 나서는 자신을 벤자민으로 불러달라 했다고 한다.

실제 영화를 보면, 시작 전에 벤자민이 학습한 시나리오들이 텍스트 파일(txt)로 나열된다. 고스트바스터즈, 투웰브 몽키스, 에일리언, 아마겟돈, 매트릭스, 스타워즈, 스타트렉, 트랜스포머, 지아이조, 마이너리티 리포트, 맨인블랙 같은 공상과학 영화 외에도 보디가드, 이터널선샤인, 큐브 등 다른 장르의 영화를 LSTM RNN(Long Short-Term Memory Recurrent Neural Network) 기술을 통해 학습했다.

이렇게 다양한 시나리오를 학습한 벤자민은 시나리오에 지시문도 쓰고, 영화 배경음악에 들어갈가사도 직접 썼다.

<>영화 선스프링, 어떻게 탄생했나

이렇게 최초의 인공지능 시나리오 영화를 실험적인 감독은 오스카 샤프다. 그는 지난 4월 공상과학영화제 '사이파이 런던(Sci-Fi London film festival)'의 '48-hour film challenge' 부문에 출품할 작품을 고민하다가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48-hour film challenge는 말 그대로, 제한시간 48시간 안에 만든 영화들이 출품돼 경쟁하는 부문이다. 친구인 로스 굿윈에게 영화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자고 제안하자, 이를 받아들여 만들어진 것이 벤자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성적은 부진했다. '48-hour film challenge' 부문에서 3위 안에 들지 못했다.

<>벤자민, 시나리오서 정말 남녀 삼각관계를 담았나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영화를 직접 보자. 영화를 보면 당황함을 감출 수 없다. 이상한 대사와 행동들의 연속이다.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정말 벤자민은 남녀의 삼각관계를 그린 걸까’ 하고 말이다. 대본을 직접 보니, 감독과 배우의 해석이 덧붙여진 것이 많은 듯 했다. 영화 시나리오는 구글 검색창에 ‘Sunspring Final’이라고 치면 바로 찾을 수 있다.

우선, 등장인물로 간주되는 H, H2, C는 과연 모두 사람일까 공상과학 영화에서는 인간도 등장하지만, 로봇이나 컴퓨터도 등장한다. 만약 H가 Human, C가 Computer의 약자라면 하는 생각이 머리에 스쳤다. 그래서 아르테니카도 “아마도 삼각관계”라는 표현을 썼던 거 같다.

다음으로는 벤자민의 시나리오상에선 등장인물의 성별을 알기 힘들다.

시나리오를 살펴 보면, “그(he)와 him(그를)”을 지칭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는 불명확하다. 더구나 영화에서는 마지막 장면에서 H2가 읊어대는 대사는 시나리오 상에서는 ‘T’라는 제3의 인물이 해야 할 말이다.

마지막 대사를 보고, H2를 여성으로 간주하고 T와 동일인물이라고 생각한 듯 하지만, 과연 감독이나 배우들이 생각한대로, 인공지능인 벤자민이 그런 의도로 시나리오를 썼는지는 모를 일이다.

결국, 선스프링은 인공지능이 개연성 없이 쓴 시나리오를 인간들이 살을 붙여가며 나름의 해석으로 만들어진 영화인 듯 하다. 그래도 오스캬 샤프 감독의 실험정신은 높이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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