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투기’ 외도 교보증권, 금감원 조사에 ‘화들짝’
‘땅 투기’ 외도 교보증권, 금감원 조사에 ‘화들짝’
  • By 이준성 기자 (jslee@koreaittimes.com)
  • 승인 2016.10.0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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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청라국제도시 조감도

최근 몇 년간 공동주택용지 입찰에 뛰어들어 짭짤한 수익을 거둔 교보증권이 지난 6~7월경 전혀 다른 분야의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교보증권을 비롯한 일부 증권사들이 다수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건설업체들처럼 ‘벌떼 입찰’에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해 탈법적 행위는 없었는지, 금융기관으로서의 건전성에 이상은 없는지 등을 체크하는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증권사들의 공공택지 입찰에 대해 현미경을 들이댄 이유는 교보증권이 설립한 드림파크개발 때문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청라영종사업본부는 지난 5월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마지막 공동주택용지 A30블록을 전산추첨으로 매각했는데, 61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자로 선정된 업체가 바로 드림파크개발이었다.

대부분 공공택지 입찰은 사업실적, 시공능력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전산추첨제로 진행된다. 낙찰을 원하는 A라는 업체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추첨에서 뽑히는 것은 순전히 운이므로 A가 낙찰을 받기 위해서는 입찰하는 법인 수를 늘려 당첨 확률을 높이는 것이 최선이다.

관련 규정을 살펴보면 33㎡ 이상의 사무실, 3억원 이상의 자본금, 건축(토목)기술자 1명 이상만 확보하면 누구나 주택건설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다.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머릿수로 밀어붙이는 ‘벌떼 입찰’이 가능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드림파크개발은 교보증권이 공공택지 낙찰을 받으려고 세운 SPC 중의 하나다. 이 법인은 원래 주소지가 여의도 교보증권 본사 19층이었으나 인천 청라국제도시 A30블록 매수계약을 채결한 뒤인 지난 5월말 서울 잠원동으로 사무실을 옮겨 페이퍼컴퍼니에서 실체가 있는 회사로 거듭났다.

교보증권의 또 다른 SPC인 드림스테이지개발도 같은 경우다. 얼마 전 충남 천안시 두정동 28 일대 5만여㎡를 사들인 드림스테이지개발은 7월에 교보증권 본사 19층에서 서울 논현동으로 주소를 변경했다.

교보증권은 최근까지만 해도 드림파크개발, 드림스테이지개발을 비롯한 30여개의 SPC를 보유하고 있었다. 전부 주소지가 교보증권 본사 19층이었던 이 SPC들은 공공택지 입찰에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교보증권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공공택지 입찰용으로 만들어진 SPC들은 현재 사업을 진행 중인 몇몇 법인들을 제외하고는 7월부로 모두 청산됐다”며 “교보증권에서 자발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서 증권사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눈치 보기라는 견해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금감원이 증권사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 중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 타깃은 교보증권이라는 설이 무성했던 탓이다.

이와 관련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그간 건설·시행사들이 토지 입찰에 참여할 때 입찰보증금 등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 챙겼던 증권사들이 최근에는 직접 토지를 낙찰 받아 전매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다수의 SPC를 설립해 공공택지 입찰에 나서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금융기관인 증권사들이 부동산 사업에 열중하는 행태가 과연 적절한지는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보증권은 이번 건외에도 부동산사업 투자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보증권이 지난 8월 금감원에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김포한강시네폴리스, 거제 고현항 재개발사업, 양주역세권 개발사업, 오창테크노폴리스조성사업 등 10여개 이상의 부동산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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