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美 호텔 주변상가 “눈부셔서 못 살겠다”
한진그룹 美 호텔 주변상가 “눈부셔서 못 살겠다”
  • By 정연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12.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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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셔 그랜드 호텔/ 한진그룹 제공

미국 미시시피 강 서쪽 L.A 다운타운 윌셔(Wilshire) 거리에 수많은 유리로 외벽이 둘러싸인 건물이 우뚝 솟아 있다. 인근에서 가장 높은 외관을 자랑하는 건물로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4년에 착공해 내년 3월 준공되는 이 건물은 900개의 객실을 갖춘 73층짜리, 바로 한진그룹의 ‘윌셔 그랜드 호텔(Wilshire Grand Hotel)’이다.

그런데 주변 건물주와 이웃들은 월셔 그랜드 호텔이 달갑지 않다. 건물 외벽을 둘러싸고 있는 강화유리 때문으로, 건물 층수가 높아질수록 이들의 불만 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해가 비칠 때면 수많은 강화유리가 빛을 반사해 “눈이 멀 지경”이라며 시공사측에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이들은 건물주인 한진그룹에 건물 외장재를 다른 재질로 바꿔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호텔 시공사인 AC마틴은 이미 건물 외관의 85% 달하는 공사가 마무리돼 강화 유리를 떼어 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호텔 바로 옆에 대형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EYP라는 부동산 관리회사는 로스앤젤레스(L.A)시에 “공사를 중단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제출하고 피해를 호소하며 호텔측은 압박하고 있다.

EYP는 청원서에서 “한진그룹이 주변에 끼치는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빛 반사율이 가장 강한 유리를 사용했다”지적했다. L.A시에 대해서는 “윌셔 그랜드 호텔 건물 외관 공사가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건측 허가를 내줬다”고 주장했다.

LA시는 그러나 월셔 그랜드 호텔이 관련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청원을 기각, 한진그룹은 한숨 돌린 상황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분쟁이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윌셔 그랜드 호텔의 공사 기간에 일자리 1만1000여개, 완공 후에도 1700여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L.A.시는 매년 1600만 달러 규모의 세수 증대 효과로 인해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어 이번 청원 기각의 배경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호텔 완공 전후를 기해 이웃 건물주들이 행정기관이 아닌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선진국일수록 건물 눈부심이나 빛공해로 인한 피해를 두텁게 보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재시공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하는 상황. LA다운타운에 위치한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은 스테인레스 지붕에서 반사된 빛에 따른 주민 불만이 높아지면서 개선공사를 해야 했다. 라스베가스 브이다라(Vdara) 호텔도 3000장의 유리로 건물 외관을 덮었다가 인근 호텔들의 반대로 재공사를 시행한 사례를 남긴 바 있다.

한편 지난 3월 월셔 그랜드 호텔 공사장에서 배전공으로 일하던 한 근로자가 건물 53층에서 추락해 사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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