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실리콘밸리 '反트럼프' 한목소리
우려가 현실로... 실리콘밸리 '反트럼프' 한목소리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7.02.08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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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테러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 명분은 이렇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테러 위협이 높다고 판단한 중동·아프리카 7개국 국적자의 미국 비자 발급과 입국을 90일 동안 일시 금지하는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서명을 했다.

하지만 시애틀 연방법원은 "인종과 종교에 따른 차별을 조장하고 헌법과 미국의 가치에 위배된다"며 워싱턴주와 미네소타주가 제출한 행정명령 집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반발한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반이민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제임스 로버트 판사를 공개 비판했다. "판사에 의해 테러위험 이슬람권 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 금지가 해제됐기에 나쁘고 위험한 사람들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올지 모른다" "판사 한명이 미국을 위험에 빠지게 하는 걸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만약 어떤 일이 일어난다면 그와 사법체계를 비난하라" 등 날선 공격을 이어간 것.

이렇게 시애틀 연방법원이 반이민 행정명령에 제동을 걸자, 미국 법무부가 즉각 원상회복해달라고 긴급 요청했고, 지금은 미국 제9연방 항소법원으로 판결이 넘어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는 실리콘 밸리의 공분을 사고 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우버 등 미국의 97개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행정명령에 반대한다는 법률 의견서를 제9연방 항소심에 제출한 것. 미국 제9연방 항소법원은 법무부와 연방법원이 7일까지 서면주장을 검토한 이후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실리콘 밸리가 반발을 하고 있는 이유는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질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실리콘 밸리의 많은 IT기업 창업자들은 이민자 출신이다. 또한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2013년도 자료에 따르면, 미국 과학자와 엔지니어 2천900만명 가운데 500만명 이상이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태어난 것으로 집계될 정도로 해외 고급 엔지니어가 미국 IT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숙련된 외국인 기술자 및 고급인력에게 부여하는 H-1B 비자를 소지한 인재도 출입 금지국에 해당하는 국민이면 입국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실리콘밸리의 걱정을 사고 있다. H-1B 비자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출신 전문 인력 유입이 감소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인 것.

애초에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였을 당시 IT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이나 아젠다를 발표하지 않았고 자국 우선주의·보호주의를 핵심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리콘밸리의 우려는 깊었다. 그런데 취임 일주일 만에 행정명령에 서명을 하면서 갈등을 증폭한 것이다.

구글의 CEO 순다 피차이는 이번 행정명령으로 피해가 있는 직원은 자사 ‘글로벌 보안팀’에 문의를 하도록 요청한 바 있으며, 회사도 직원 187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우수한 인재의 미국 진입을 불허하는 조치에 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애플의 팀쿡CEO도 전 직원에 반이민정책이 부당하다는 의사를 담은 메일을 보냈으며, 향후 백악관에 반이민정책의 부정적 영향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강도 높은 비난을 하며 인력운용 측면에서 직원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기술정책단은 "우리나라도 미국 내 합법적 체류자격을 갖추지 못한 한국인의 체류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외교 채널을 활용하여 미국의 관계 당국과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 동맹관계라는 이유로 중동‧이슬람 국가에서 우리 기업이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 정세 모니터링을 강화·안전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인프라도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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