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도시바 인수하면...
최태원 SK회장 도시바 인수하면...
  • By 정세진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7.03.06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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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최근 일본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반도체 사업 인수전에 SK하이닉스가 나서면서 일각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인수 규모가 최대 25조원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자금 부담이 커진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15 사면 직후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애초에 도시바가 매각하기로 한 지분 규모는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의 20% 미만 수준이었다. 그러나 원전 사업의 손실이 예상보다 커진데다 소극적 매각 규모로 별 흥행을 보지 못하자 도시바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반도체 사업의 과반 지분을 파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도시바는 여기서 더 나아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 매각 금액을 25조원 이상으로 극대화했다. 인수 금액이 상상 이상으로 커지자 SK하이닉스로서는 자금으로 인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5년 8월 최태원 회장의 경영복귀를 계기로 반도체 분야에 46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8.15 광복절에 사면 복권을 받으면서 대기업의 투자 및 고용 확대를 약속한 것이다. 이같은 계획은 사면을 받은 이틀 후인 8월17일 발표됐다.

SK는 최 회장이 참석한 확대경영회의에서, SK하이닉스의 3개 반도체 생산라인에 총 46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언론은 ‘통큰 투자’라고 추켜세웠다.

46조원에는 2014년 6월부터 이천에 짓고 있는 M14 반도체 생산라인에 이미 투입된 2조3800억원이 포함돼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 1개당 15조원 안팎이 들어가는데, 모두 3개가 지어질 경우 46조원 가량이 들어간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14년 5조2000억원을 투자했으며, 2015년 초에는 연간 투자를 6조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 분야도 빠른 시일 내 투자확대 방안을 만들라”고 지시했으며 혁신적인 청년일자리 프로그램 확산을 당부하기도 했다.

46조를 국내에 투자해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겠다던 약속이 도시바 인수로 인한 재원 부족으로 ‘헛말’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이러한 약속 때문에 도시바 인수를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독자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나, D램에 비해 뒤쳐진 낸드 반도체 기술을 끌어올리며 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36.6%)-도시바(19.8%)-웨스턴디지털(17.1%)에 이어 4위(10.4%)에 머물고 있다.

낸드플래시 기술의 원조업체이자 앞선 기술력을 가진 도시바를 인수한다면 점유율이 47.3%로 뛰어오르며, SK하이닉스는 단숨에 업계 1위로 오르게 된다.

SK하이닉스가 무리해서라도 업계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인수를 결정하느냐, 아니면 ‘승자의 저주’를 피하고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 발자국 물러서느냐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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