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에 보복관세 부과 가능해” 언급
정부 “美에 보복관세 부과 가능해” 언급
  • 정세진 기자
  • 승인 2018.02.2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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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WTO 제소 무용론 의식 발언인 듯

청와대에서 미국의 통상 조치에 대해 보복관세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홍창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 관련 양자협의가 진행중”이라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를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홍 수석은 또한 미국 상무부가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53%의 관세를 물리도록 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측 통계자료와 논리를 보강해 고위급 접촉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는 별도로 청와대측은 철강과 변압기 등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과 상계관세에 대해서 지난주 WTO 분쟁해결 절차를 개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WTO 분쟁에서 우리가 승소한 후에도 미국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적법한 후속 조치로 보복 관세를 취할 길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의 불이행은 향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의 중요한 지렛대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측의 이번 발언은 WTO 제소 후 승소하더라도 미국이 지키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소위 ‘WTO 제소 무용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2년 정부는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미국을 상대로 WTO에 제소해 2016년 승소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미국이 아무런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자, 정부는 지난달 WTO에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연간 7억 달러 이상의 보복관세를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통상갈등이 한미간 대북 안보 공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서는 “한미 안보동맹은 확실한 안정 궤도에 들어섰으며, 경제나 통상은 이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불합리한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선 WTO 제소와 한·미 FTA 위반 여부 검토 등 당당하고 결연히 대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자유한국당에서는 대미 관계에서 외교와 안보, 통상은 분리될 수 없다며 정부가 다소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상무부 권고안에서 미국이 왜 동맹국인 한국을 53% 관세 적용 대상에 넣었겠는가”라며 “탈동맹적 외교 정책이 한국을 무역보복의 표적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통상 전문가들도 정부의 안보·통상 분리 전략에 대해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FTA 개정 협상과 한국GM 철수, 세탁기, 태양광 패널 세이프가드 등 전례 없는 통상 위기가 정치적 갈등으로 불거질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김종훈 전 의원도 “WTO 제소나 보복관세로 미국이 여론의 압박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기존의 무역질서를 포기한 지 오래”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미국의 통상압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른 피해국과의 공조나 다양한 경로를 통한 설득작업 등 전방위적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게 통상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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