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업계가 농가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좋은 식재료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진데다 기업의 책임 의식과 상생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른 것이다. 식음료 업계는 지역 농가와 협약을 맺고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내놓거나 영농 효율화를 지원하는 등 기업과 농가와의 동반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해 12월 검정보리 주 재배지인 전라남도 해남군, 전남농업기술원과 국내 최초 검정보리 차음료 ‘블랙보리’를 선보였다.
기존 보리차 음료와의 차별화를 위해 맛과 품질이 우수한 검정보리를 주 원료로 사용했다. ‘블랙보리’는 볶은 검정보리를 단일 추출하는 공법으로 원료 특유의 구수하고 진한 맛을 구현했다.
지난 2011년부터 농촌진흥청이 개발하고 산업화 추진 중인 보리 신품종으로, 일반 보리에 비해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을 4배 정도 함유하고 식이섬유가 1.5배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하이트진로음료는 블랙보리의 출시 초반 돌풍에 힘입어 지난 3월 전라북도 고창군,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함께 두 번째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PC그룹은 최근 경남 하동군과 녹차 공급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PC그룹은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될 만큼 품질을 인정받는 하동 녹차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지역 농가는 안정된 수익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롯데푸드의 ‘의성마늘햄’도 식품업체와 지자체 간 협력으로 만들어낸 지역 상생 대표 제품 중 하나다. 처음에는 의성 마늘이 들어가지 않은 ‘마늘햄’이었지만 2006년 의성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의성마늘햄’을 출시했다.
롯데푸드는 매년 100여톤의 마늘을 의성 농가에서 수매하고 있으며 의성 마늘은 의성마늘햄으로 브랜드화되면서 특산물로 자리잡았다. 2015년엔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한상공회의소로부터 ‘농업과 기업의 상생 협력 우수사례’로 선정되며 CSV(공유가치창출)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