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본격화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본격화
  • 정세진
  • 승인 2018.07.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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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역할 강화인가 경영권 간섭인가

 

국민연금이 주식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는 이른바 ‘스튜어드십 코드’가 이달 말 도입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투자자의 자산을 위탁받은 기관투자가들이 자산을 충실하고 선량하게 관리해야 하는 책무를 정해놓은 가이드라인을 말한다.

이에 따라 정당한 주주권 행사인지, 기업 경영권에 대한 간섭인지를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당초 예고한 대로 이달 말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는 26~27일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안을 심의·의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기업 경영권에 간섭할 것이라는 등 우려의 목소리를 감안, 오는 17일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된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공청회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공개될 예정이며, 관계자들은 스튜어드십 코드의 세부지침 수위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복지부와 국민연금에 제출한 ‘국민연금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에 관한 연구’ 최종보고서에는 국민연금이 투자회사의 사외이사(감사) 추천, 주주대표 소송 등을 수행하며 적극적인 주주활동에 나설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가 구상하고 있는 세부지침 초안에는 주주권 행사범위에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감사) 후보 추천’, ‘국민연금 의사관철을 위한 의결권 위임장 대결’ 등 경영참여에 대한 부분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최고투자책임자(CIO) 공모 과정에서의 청와대 개입설과 무관하지 않다.

CIO 최종 인선에서 탈락한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으로부터 지원 권유를 받았다”고 언론에 말하면서 국민연금의 독립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문제로 인해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이 다음달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 바 있다.

현재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 중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포함돼 있어 주주권 행사가 강화되면 적지 않은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재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국민연금은 주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을 여러 차례 밝혀 왔으나 재계에서는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기업활동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11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의 긍정적 효과를 분석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해외 보고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해외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처음 도입한 영국은 기관투자가와 기업 사이에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고 기업 가치가 올라가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보고서는 특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적극적인 주주 활동이 초과 수익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투자 대상 기업 이사회와 연기금이 활발한 대화에 나서는 등 활발한 비공식 주주 활동이 수익률 증대로 이어졌으며,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대규모 손실로 이어지지 않아 전반적인 투자 수익 증대에 이바지했다는 것이다.

투자 대상 기업 이사회와 경영진을 견제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논의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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