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무산
내년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무산
  • 정세진
  • 승인 2018.07.1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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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인상률 두고 격론 심해질 듯

경영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내년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이 무산되면서 향후 최저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노사간의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 1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12차 전원회의에서는 사용자 위원 측이 요구한 최저임금의 사업 종류별 구분 실시 요구 안건이 반대 14표, 찬성 9표로 부결됐다.

사용자위원 9명, 근로자위원 5명, 공익위원 9명이 참석한 것을 감안하면 근로자와 공익위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사용자 위원들은 “부결 결정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더 이상 최저임금 심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성명을 발표했다.

사용자위원측은 11일 열리는 13차 전원회의부터 불참하기로 했으며 이로 인해 최저임금위원회의 파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상공인연합회 소속의 사용자위원인 권순종, 오세희 부회장 등 2명도 향후 최저임금위원회 일정 참여 거부를 선언했다.

이들은 “지금도 소상공인 업종의 근로자 3분의 1 이상은 실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미 현행법에 사업별 구분적용의 근거가 있음에도 관행만을 내세워 단일 최저임금제를 고수하는 것은 한계에 직면한 소상공인의 현실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최저임금법 4조에는 ‘최저임금은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해당사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 최임위 심의를 통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한 것. 다만 문제는 종별 임금실태조사와 같은 기초 자료도 없고 제대로 된 실태조사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종을 어떤 기준으로 차등 적용할 것인지 모호하다는 것이다.

최저임금법제는 지난 1988년에만 2개 업종 그룹에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했으며 이후에는 계속 동일 최저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사용자위원들은 '종업원 1인당 영업이익이 전 산업 평균 미만,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가 전 산업 평균 미만인 업종'에 대해서 구분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은 가장 어렵고 미만율이 높은 업종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해당 업종은 음식이나 숙박업, 도·소매업 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노동계는 사용자위원들의 주장에 대해 "특정 업종을 저임금 업종으로 낙인찍고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업종별 구분 적용을 반대해왔다. 또한 근로자위원측에서도 이번 회의에서 “저임금노동자가 아직 많은 상황에서의 업종별 차등적용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방안은 지난해에도 최저임금위 표결에 부쳐졌다가 부결됐었다.

일각에서는 경영계가 무조건 업종별 구분 적용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기초자료를 생산하고, 분석한 뒤 대안을 내놓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이 워낙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올해도 예년처럼 노사 최종수정안을 표결에 부치게 될 공산이 크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반발, 최저임금위원회에 불참하고 있는 것도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최저임금 고시(8월5일) 20일 전인 오는 14일까지 최종 합의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으나 현재로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경영계가 심의에 참여한다고 해도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노동계와의 입장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영계는 올해 최저임금 수준(시간당 7530원)으로 동결을 요구했고, 노동계는 올해보다 43.3% 높은 1만790원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폭은 높지도 낮지도 않은 10% 안팎에서 결정될 것 같다”고 전망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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