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현지사 화재로 ‘5G 상용화’ 반성의 목소리
KT 아현지사 화재로 ‘5G 상용화’ 반성의 목소리
  • 정세진
  • 승인 2018.11.2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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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초연결사회의 초공포 예고, IT강국의 맨얼굴”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가 KT발 화재 사고로 인해 적신호를 맞게 됐다. 정부와 이통사들이 합작으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홍보하고 나섰지만, 이번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해 자성의 목소리와 비판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KT 등 이통 3사는 28~29일로 예정됐던 5G 전략 간담회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화재 사고와 무관한 SK, LG조차 간담회를 연기함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1일 5G 주파수 첫 송출이 마치 당장의 상용화인 것처럼 허세를 부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계자들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에 집착하기보다 제2의 통신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실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차제에 5G 상용화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T의 경우 아현지사 화재 사고에 따른 통신 장애를 해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철저한 장비 점검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도 해당 사안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난 26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아현지사 화재와 관련, ‘통신 3사 CEO 긴급 대책 회의’ 자리를 마련했다.

유 장관은 이날 “통신망 사고 가능성은 KT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므로 3사가 공동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올해 말까지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며 "정부부처와 통신사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가 가동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첫 전파 송출은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며 내년도 3월을 목표로 한 상용화 일정에도 차질이 없다는 것이 이통 3사의 입장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화재 발생 후 그동안 경쟁적으로 벌여온 보여주기식 이벤트나 행사를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실 5G 상용화에 대해 “지나친 과속 추진”이라는 지적은 이전에도 나온 적이 있다. 가령 이번에 출시되는 5G 단말기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PC에 연결해 사용하는 동글(dongle·모바일 라우터) 방식. 이통3사의 전체 물량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G는 기존 저대역 주파수인 3.5기가헤르츠(GHz)와 28GHz 초고주파 대역을 함께 사용해 속도를 높일 예정이지만 초고주파 대역과 관련한 표준은 내년 하반기에나 마련되며, 필요한 장비도 생산되지 않은 상태다.

더구나 허술한 통신망 관리로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가 일어나자 부실한 정보통신(IT) 강국 코리아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동글 방식의 5G 서비스용 단말기는 5G 신호를 와이파이로 바꿔주면 스마트폰 태블릿 등으로 접속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5G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은 서울에서도 일부 번화가로 한정돼 있어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LTE 도입 때와 달리 5G에서는 소비자를 끌어당길 차별점을 찾기가 어렵다. 고화질 영상 다운로드나 스트리밍은 LTE 네트워크에서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네트워크 반응 속도가 0.2초 이하로 떨어지는 초저지연 기술은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에 활용될 수 있으나 당장 소비자가 지갑을 열게 할 서비스는 나오지 않았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대신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 활성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은 통신사는 없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5G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성과에 치중하는 정부와 통신사들의 행보를 비판했다.

이 총리는 “초연결사회의 초공포를 예고하며 IT강국 대한민국의 맨얼굴을 드러냈다"며 “이번 KT 통신망 화재를 계기로 이통업계의 내실이 어떤지를 냉철하게 인정하고 확실히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우리가 성취한 기술이 얼마나 불균형하게 성장했는지를 적나라하게 증명한 사고”라며 “기술의 외형은 발전시켰으나 운영의 내면은 갖추지 못한 우리의 실상을 노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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