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오일뱅크 매각 통해 재무개선
현대중공업, 오일뱅크 매각 통해 재무개선
  • 정세진
  • 승인 2019.01.2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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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여 간의 검토 끝에 아람코 2대 주주로

현대중공업그룹이 아람코를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로 받아들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8일 사우디 아람코사와 최대 1조8000억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계약(Pre-IPO) 관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즉 현대오일뱅크 지분 최대 19.9%를 사우디 국영 회사인 아람코에 매각하는 것이다. 아람코사는 현대오일뱅크의 시가총액을 10조원으로 산정해 주당가치 3만6000원 수준에 인수할 계획이다.

사우디 아람코는 전 세계 원유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로, 지난 2015년 11월 현대중공업과의 전략적 협력 MOU 체결 이후 여러 사업을 함께 진행해 왔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는 현재 사우디 산업발전 계획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사우디 최대 조선소를 함께 건립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엔진합작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사전-IPO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다소 시일이 필요한 만큼 현대오일뱅크 상장 연기는 불가피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계약을 통해 조달한 금액은 신사업투자와 재무구조 개선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현대중공업이 오일뱅크 상장 후 약 30%의 지분을 팔아 조달하려 했던 금액은 최대 2조원이었다. 이번 프리IPO를 통해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상장에 맞먹는 재무 개선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황 부진으로 부채비율이 상승하자 2016년부터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해왔다.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한 현대중공업그룹은 하이투자증권 등 이른바 ‘알짜’ 계열사 지분을 팔아 재차 현금을 마련했다.

그 결과 2016년 말 9조3000억원이던 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6조2000억원으로 줄었으며,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판 돈으로 빚을 상환하면 차입금 규모는 5조원 밑으로 떨어진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2017년 12월 26일 IPO 추진 계획을 발표했으며, 아람코를 비롯한 해외 투자자들이 잇따라 프리IPO를 제안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최우선 순위로 두었기 때문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IPO 제안이 본격화된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여파로 금융당국 회계감리가 강화돼 작년 중으로 예상했던 상장 일정이 지연된 일이 계기이다.

결국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투자 제안을 검토한 끝에 두 달여 만에 아람코를 2대주주로 받기로 한 것. 아람코가 향후 현대오일뱅크의 IPO를 전제로 한 프리IPO 방식으로 투자하는 만큼 상장은 내년 이후 계속 추진될 전망이다.

아람코는 에쓰오일 지분 63.46%도 보유하고 있는데,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아람코가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20% 이상 인수하면 한국 내 정유 자회사 에쓰오일의 계열사로 처리돼 기업 결합 신고를 해야 한다”며 “인수하는 현대오일뱅크 지분은 20% 미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아람코의 거래에 대해 “세계 최대 석유회사를 전략적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한편 내년 이후 현대오일뱅크 IPO를 시행해 대규모 자금을 한 번 더 조달할 기회를 얻는 1석2조의 거래”라고 평가했다.

특히 아람코가 현대오일뱅크 가치를 10조원 안팎으로 평가한 만큼 향후 회사가 남은 지분에 대한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가격이 평가의 잣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프리IPO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선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현대오일뱅크 상장은 시장과의 약속인 만큼 어떤 상황 변화가 있어도 계속 진행해나간다는 방침”이라는 게 현대중공업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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