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타조사 면제에 기대·우려 엇갈려
정부 예타조사 면제에 기대·우려 엇갈려
  • 정세진
  • 승인 2019.01.3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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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는 환영 분위기…야당은 ‘선심성 정책’ 비난

정부가 지난 29일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지역 사업 23개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각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란 대규모 사업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타당한지 미리 평가하는 제도를 말한다.

우선 해당 지역 지자체에서는 정부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제조업 경기 부진과 일자리 부족을 해결하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토목공사로 경기 부양을 하는 일은 없다던 문재인 정부의 애초 약속과다르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또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논평을 통해 이번 조치를 “정부의 선심성-총선용 예타면제 쇼”라며 날을 세웠다. 특히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사업은 엄청난 국가 재정이 투입되기 때문에 예산 낭비를 예방하는 예비타당성 조사가 필수적이라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지자체들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반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사업 기간이 크게 단축되는데다 경제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통상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가는 평균 기간은 15개월에 이르는데 조사가 면제되면 그만큼 사업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또한 경제성을 따지는 과정에서 인구가 적고 SOC 수요도 많지 않은 비수도권은 불리한 입장에 있다 보니, 사업이 무산되는 일을 막기 위해 예타면제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999년 예타가 도입된 뒤 19년 동안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한 사업은 47%로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실제로 정부가 23개 지역 사업에 예타를 면제해 주며 내세운 명분은 국가 균형발전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역경제의 활력이 저하되고 수도권과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며 “지역의 자립적인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한 국가의 전략적인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예타 면제 대상 중 상당수는 비수도권 지역이다. 그 중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은 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남부내륙철도이다. 철도가 완공되면 서울에서 거제까지 4시간 30분 걸리던 이동시간이 2시간 40분으로 줄어들게 된다.

전북권의 숙원 사업이었던 새만금 국제공항도 예타면제를 받았으며, 경부선과 호남선이 만나는 경기 평택과 충북 오송 구간에는 선로를 더 깔 수 있게 됐다. 충북선은 고속철도로 바뀌게 되어 목포에서 강릉까지 열차 이동시간이 3시간 30분으로 단축된다.

수도권이지만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도시철도 7호선 포천 연장 사업도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들은 내년부터 차례로 공사에 들어가며 24조 원의 예산 중 18조 5000억 원은 국비로, 나머지는 지방비와 민간 투자금으로 충당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금액은 2조원, 도로공사 공기업이 분담하는 사업비는 3조원이며 여기에 민간자본 7000억 원이 투입된다. 23개 사업은 길게는 2029년까지 연차적으로 추진되며 정부 추산에 따르면 연평균 투입되는 예산은 1조9000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예타를 면제받은 사업 중 7개 사업은 이전에 예타 통과에 실패한 사업들이라는 데 있다.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지어진 사업을 그냥 면제해주는 게 맞는 일이냐는 질문에 홍 부총리는 “해당 지역의 오랜 숙원 사업으로 지역 균형 발전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일부 사업에 대한 시급성 논란, 예타 소요기간 단축을 위한 제도정비 등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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