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체 ‘빅4’, 4분기 나란히 ‘어닝 쇼크’
정유업체 ‘빅4’, 4분기 나란히 ‘어닝 쇼크’
  • 정세진
  • 승인 2019.02.0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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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하락 따른 재고평가손실·정제 마진 악화 등 악재

국내 정유업체 ‘빅4’로 불리는 4개사가 지난해 4분기 나란히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정유업 실적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는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과 공급 과잉, 수요 감소에 따른 정제 마진 악화 등이 지목되고 있다.

지난 31일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4분기에 2789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4분기 실적을 공개한 GS칼텍스도 2670억 원, 현대오일뱅크 역시 1753억 원의 영업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8일 실적을 공개한 에쓰오일의 4분기 실적 역시 2924억원의 영업 손실을 나타냈다. 이들 4개사가 일제히 적자를 기록한 데에는 정유 부문에서의 부진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미국 내 정유 업체들이 가동률을 높이면서 휘발유 등의 공급은 대량으로 증가했으나, 미·중 무역 분쟁 여파로 수요는 줄어든 탓이다. 화학 부문 또한 무역 분쟁에 따른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아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주요 정유 업체들의 연간 영업이익도 크게 감소하면서 일각에서는 정유화학 업계의 ‘슈퍼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3년간 국내 정유화학 업계는 중국 시장의 수요 확대와 미국 등 주요 업체의 공급 물량 부족에 힘입어 호황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의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 가량 증가한 54조5109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의 3분의2 수준인 2조1202억 원에 그쳤다. GS칼텍스의 지난해 매출액도 36조3630억원으로 19.9%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1조2342억원으로 38.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오일뱅크는 전년 대비 42% 가량 줄어든 661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에쓰오일은 50.4% 하락한 6806억 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정유 업체들은 잇단 실적 쇼크에도 불구, 올해는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 차세대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올레핀생산시설(MFC) 프로젝트 대규모 투자 완료와 수출 증가 등으로 활로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은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선박 운송 시 고유황유 사용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정제 마진이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미중 무역 분쟁 완화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금 실적 반등이 가능하리라는 게 주요 정유 업체들의 시나리오이다.

한 정유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이 기름을 팔아 돈을 번다는 얘기는 옛말"이라며 "각 정유사의 사업부문에서 정유 사업보다 석유화학 등의 수익성이 더욱 커지는 현상만 봐도 알 수 있다"며 향후 정유업계의 향방을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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