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개편안 '기업지불능력’ 두고 ‘갑론을박’
최저임금개편안 '기업지불능력’ 두고 ‘갑론을박’
  • 정세진
  • 승인 2019.02.2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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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노사 간에도 각각 대립 양상…진통 예상

지난 27일 정부가 확정 발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최종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 검토됐던 기업지불능력이 제외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노사간 대립도 한층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전문가 토론회를 통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기업 지불 능력이 다른 결정기준과 중복되는 면이 있으며 지표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결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영세사업자와 소상공인의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간과한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 노민선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종업원 10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가 40%를 넘는다"며 "영세한 기업에게는 기업지불능력이 중요한 지표인데 이번 확정안에는 제외돼 아쉬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지순 교수도 "최저임금 대상자들 대다수가 일하는 사업장은 영세 장영업자들과 소상공인 시장“이라며 ”이를 감안하지 않고 최저임금 체계를 결정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지불능력이라는 개념은 수치화가 어려울 뿐더러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이광택 국민대 법학과 명예교수는 “애초에 ILO 최저임금 결정기준에도 없는 기업지급능력을 정부가 초안에 협상용으로 끼워 넣었다가 슬그머니 뺀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지불능력 제외가 논란이 될 것을 예상한 정부는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나 경제상황을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넣는다는 보완책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고용노동부 임서정 차관은 "기업지불능력이 결과적으로는 고용의 증감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고용에 미치는 영향' 기준으로 보완될 수 있으며, 기업 지불능력을 보여주는 영업이익 등 지표는 '경제 상황'의 지표와 중첩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지불능력의 대체 개념으로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나 경제 상황을 대입하기에는 무리라는 주장이 적지 않다. 박지순 교수는 "고용과 경제 상황을 감안해서 결정하라는 것이 소규모사업장 비용부담에 대한 객관적 상황 측정에 유효한지 의문“이라며 "좀 더 구체화된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정부안에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이들은 소상공인연합회 등 중소상인들이다.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개념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우리는 경제상황과 관계없이 고용을 늘릴 수 있는 공기업이나 대기업과 다르다”며 “결국은 과장된 최저임금을 객관적 기준 없이 받아들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경영계 단체들 또한 정부안에 반대하며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기업 지불능력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영계 단체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기업이 지불능력 이상으로 임금을 지급하게 되면 경영난에 직면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일본 사례를 보더라도 기업경영분석상 수익성과 성장성 같은 자료를 토대로 지불능력 판단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수치화가 어렵다는 정부 주장을 반박했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기업지불능력이 제외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그동안 한국노총이 반대해온 결정기준 가운데 하나인 기업의 지불능력이 제외됐다는 것은 긍정적 신호“라고 전했다.

이처럼 전문가들과 노사간의 이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새로운 최저임금 체계를 국회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당정 협의를 거쳐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 입법으로 개편안을 발의할 예정이나 아직 야당과의 접촉이나 의견 교환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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