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SK케미칼, 가습기 살균제 ‘책임 공방’
애경-SK케미칼, 가습기 살균제 ‘책임 공방’
  • 이준성
  • 승인 2019.04.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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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SK에 7억원대 구상금 청구... 일각서 ‘양측 책임 떠넘기기’ 비판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이 가습기 살균제 수사와 관련해 소송전에 들어갔다. 애경산업은 이달 초 SK케미칼을 상대로 한 7억원 대의 구상금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22일 업계 관계자 등이 전했다.

구상금이란 타인이 부담해야 할 돈을 부담하게 된 이가 사후에 그 당사자에게 받아낼 수 있는 돈을 의미한다.

애경산업측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가습기 살균제 유해 사건에 대해 “우리는 SK케미칼이 제조한 가습기 메이트 제품에 라벨을 붙여 판매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애경의 소송 제기 소식이 알려지자 소비자단체 등은 “결국 두 회사 모두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문제의 제품이 출시될 무렵인 지난 2001년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은 ‘SK-애경, 가습기메이트 판매 계약서’를 체결했다. 해당 계약서에는 "가습기 메이트로 인해 제3자의 생명 및 신체에 손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SK케미칼이 전적인 책임을 지며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한다"고 적시돼 있다.

애경산업의 주장에 따르면 계약 내용으로 따져봤을 때 자신들에게는 피해자에 대한 손해 배상 책임이 없다는 것. 지난해 초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와 이를 판매한 노병용 롯데마트 전 대표 등은 대법원에서 형사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에서는 신 전 대표에게 징역 6년, 노 전 대표에게 금고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유해성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 홍지호 전 대표 역시 지난 18일 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법원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검찰이 지난달 청구한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기각 사유는 "제품 출시와 관련한 주의의무 위반 여부 및 정도나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의 범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었다.

애경산업은 안 전 대표가 재임하고 있던 2002년부터 2011년까지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원료로 만든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했다.

가습기 메이트 제품은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이 필러물산에 하청을 주어 제조했으며, 애경산업은 이를 받아 판매했다. 애경과 SK케미칼 양사는 살균제 성분의 인체 유해성이 의심되는데도 충분한 검증 없이 제품을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애경산업의 소송 제기에 SK케미칼은 “계약서 내용은 어디까지나 업계 관행에 따른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해당 내용이 들어간 것은 2002년 7월 ‘제조물책임법’이 시행되면서 제조업체의 책임 강화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사실상 통상적 계약사항이라는 게 SK케미칼측의 주장이다.

사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두 회사 모두 소비자로부터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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