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ESS 화재 사고 원인규명 ‘지지부진’
연이은 ESS 화재 사고 원인규명 ‘지지부진’
  • Jung Se-jin
  • 승인 2019.05.0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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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업계 피해 가시화…신규 발주 중단 사태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 작업이 늦어지면서 관련 업계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민관 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가 올해 초부터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나 정부가 조사 결과 발표 전까지는 가동 중단을 권고한 탓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국내 신규 ESS 신규 설치 발주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자칫 업계가 자금난 등으로 고사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SDI, LG화학 등 배터리 업체와 LS산전 등 전력솔루션 업체들은 모두 1분기에 ESS 관련 실적이 전혀 없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1299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52.2%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대형 전지 사업부문에서 국내 ESS 수요가 부진했던 것이 실적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LG화학도 1분기 전지 사업부문에서 계절적 요인과 함께 ESS 화재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적자를 냈다.

설비 점검과 가동손실 보상 등에 따른 충당금 800억원과 국내 출하 전면 중단으로 인한 손실 400억원 등 ESS 관련 1분기 기회손실이 비용만 1200억원에 이른다는 게 LG화학측의 설명이다.  LS산전 역시 ESS 신규 수주 급감에 따라 융합사업 부문이 부진해 1분기 영업이익이 287억원으로 전년대비 48.3%나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ESS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배나 뛰었던 효성중공업의 경우 최근 수주 중단 사태로 직원 무급휴가까지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기업보다 실제로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은 ESS 설치 등을 맡아온 중소·영세 업체이다.

중소 설비업체들은 ESS 사업 이외에도 다른 업무를 겸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관련 피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ESS 설치 사업의 비중이 큰 일부 중소업체들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는 등의 이야기가 돌고 있다.

문제가 해결되려면 정부가 하루빨리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해야 하지만 3월말로 예정된 발표 계획은 상반기 내로 늦어졌다. 정부 관계자는 최대한 일정을 서두른다고 밝혔으나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어 업계 관계자들이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ESS 관련업계에서는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원인 규명 작업은 필수”라면서도 “이렇게 장기간 산업 자체가 '혼수상태'에 빠지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한다. 특히 ESS는 해외 수주가 적지 않아 글로벌 경쟁력에도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

한 ESS 업체 관계자는 “기약 없이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빠른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며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자체적인 대안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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