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키코가 분쟁조정 대상? 의문 제기
금융위원장, 키코가 분쟁조정 대상? 의문 제기
  • 정세진
  • 승인 2019.06.1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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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조위 앞둔 금감원 행보에 직격탄 날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서울 마포 신용보증기금 사옥에서 마포혁신타운 'FRONT 1' 착공식을 가졌다/ 사진= 금융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서울 마포 신용보증기금 사옥에서 마포혁신타운 'FRONT 1' 착공식을 가졌다/ 사진= 금융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달 말 키코(KIKO) 분쟁조정 절차에 돌입하는 금융감독원에 돌직구를 날렸다. 지난 10일 오전 최 위원장은 서울 마포구 신용보증기금 옛 사옥에서 열린 마포혁신타운 착공식 후 기자들과 만나 “키코가 분쟁조정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언급했다.

키코는 은행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출 중소기업 등에 집중적으로 판매한 파생 금융 상품을 말한다.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면 기업이 미리 정한 환율로 은행에 외화를 팔아 환율 변동에 따른 매출 감소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반면 환율이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기업이 약정액의 2배를 미리 약속한 환율로 은행에 팔아야 해 큰 손해를 보도록 되어 있다. 금감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중소기업 738곳이 키코에 투자했다 3조2274억 원 규모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118개 기업은 지난 2008년 키코와 관련해 은행들로부터 손실 가능성에 대한 고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2013년 키코가 불공정 거래가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키코 사태가 다시 화두가 된 것은 지난 2017년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행정혁신위원회에서 재조사를 권고하면서부터이다.

윤석헌 당시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은 2018년 5월 금감원장에 오르면서 직접 진두지휘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해 일성하이스코·남화통상·원글로벌·재영솔루텍 등 4개 피해기업으로부터 키코 관련 분쟁 조정 신청을 접수받아 재조사를 진행해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은행별 키코 가입업체 수는 총 1047곳에 이른다. 하나은행이 386곳으로 가장 많은 업체에 상품을 팔았으며, 씨티은행 177곳, 신한은행 166곳, 국민은행 105곳 순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키코와 관련된 불공정성 여부는 이미 법원에서 판결이 나온 만큼 은행의 불완전 판매 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져야 할 문제라며 조정을 추진해 왔다.

금감원은 4곳의 피해기업으로부터 분쟁조정 신청을 접수, 조사를 통해 법적 권한 범위에서 분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조만간 개최될 분쟁조정위원회에서는 기업의 피해 보상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분조위는 은행들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가리고 배상 비율을 정할 것으로 보이며, 금감원은 분조위 중재안을 바탕으로 기업과 은행이 합의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만약 불완전 판매 소지가 있다고 받는다면 현재 분쟁을 낸 4개사 말고도 줄줄이 배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은행들이 강제성 없는 권고에 불과한 분조위의 조정안을 수용할 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배상 금액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대법원에서 판결까지 난 사건이어서 은행권이 배상에 나서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더구나 최 위원장이 키코 조사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침으로써 사실상 분조위 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금융위는 지난 2017년 혁신위원회의 권고 자체에서부터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최 위원장 역시 키코에 대한 경찰 수사와 대법원 판결이 끝난 만큼 전면 재조사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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