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 사태에 자본시장 검증책임 논란
코오롱티슈진 사태에 자본시장 검증책임 논란
  • 정세진
  • 승인 2019.07.1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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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실사 잘못 책임 vs 인수 주관사 부담 과해”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인보사케이주)’ 허가 취소를 겪은 코오롱티슈진 사태가 자본시장에까지 번지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 대표주관을 맡은 NH투자증권이 기업실사를 진행하고 있던 2017년 4월, 주관사와 코오롱티슈진은 한국거래소에 제출하기 위해 진행한 외부 전문평가기관의 기술평가에서 ‘AA’ 등급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보사 사태로 인해 NH투자증권에 대한 집단소송 및 검찰 압수수색이 이어지자 자본시장의 검증 책임이 어디까지인가를 두고 논란이 일게 된 것.

결과적으로 기업 실사에 흠이 발견된 만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한편, ‘낮은 권한, 낮은 책임’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인수주관사에만 무한 책임을 지우기는 어렵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앞서 코오롱티슈진은 거래소가 일정 등급 이상의 외부기술평가를 요구하는 ‘기술성장기업 특례’를 통하지 않았음에도 기술평가를 진행해 심사에 대비했다.

이를 바탕으로 코오롱티슈진과 주관사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고, 약 한 달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허가가 나면서 거래소는 심사 승인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 3월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인보사의 주성분(2액이)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라는 사실이 회사 측 발표로 드러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에서 유래됐다고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는 임상시료부터 상업생산까지 동일한 것이므로 “연골세포로 알고 있었던 성분이 사실은 신장세포였다는 점이 드러났을 뿐,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 회사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식약처 조사 결과 코오롱티슈진은 기업실사가 진행되고 있던 지난 2017년 3월 이미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4개월 후인 7월 코오롱생명과학에 이메일로 이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측은 통보된 사실의 함의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기에 고의성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검찰은 기존에 알던 성분이 아니라는 것을 숨기고 시판을 위한 허가 절차와 계열사 상장을 진행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자본시장의 책임을 묻는 이들은 “인보사의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라는 점을 통보받은 것이 상장을 위한 기업실사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관 증권사가 이를 인지하지 못했거나 문제삼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금융투자협회의 ‘대표 주관업무 모범규준’과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회사의 기업실사 모범규준’에 따르면 주관사는 상장 심사 시 핵심기술과 관련해 회사를 상대로 이의가 제기됐거나 제기될 가능성, 행정기관에서 심의중인 내용, 전문평가기관의 기술평가 내용, 기술의 수명주기 및 경쟁력 등을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이와 같은 비판에 대해 “모범규준이란 폭 넓은 업무지침일 뿐인 지켜야 할 의무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한다.

기술력의 신뢰성을 담보할 공신력 있는 자료(기술신용평가기관의 ‘AA’ 등급 평가, 식약처의 품목허가 결과)를 회사로부터 확보했으며, 이를 상장 담당기관인 한국거래소와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했기 때문에 주관사로서의 의무는 다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른 나라와 비교해 공모가 산정이나 향후 시장조성 등에서 국내 주관사의 자율성이 낮고, 그 결과 주관사에 요구하는 책임도 높지 않은 구조적 문제를 시정해야 한다는 게 증권사들의 주장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오롱 측이 불법을 저질렀을 가능성이나 주관 증권사의 누군가가 이에 동참했을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기에 수사는 필요하다”면서도 “‘공모자의 존재 여부’가 아닌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가지고 자본시장에서 증권사만 몰아세우는 것은 가혹한 잣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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