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대표 구속영장 기각... 법원 “다툼 여지”
삼성바이오, 대표 구속영장 기각... 법원 “다툼 여지”
  • 정세진
  • 승인 2019.07.2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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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청구 가능성은 여전…실적 개선도 불투명

김태한 대표이사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이 또 다시 기각되면서 분식회계 증거 인멸 혐의로 위기에 처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김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20일 오전 2시30분경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명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 성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증거가 수집돼 있는 점, 주거와 가족관계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또 김 대표와 함께 심사를 받은 삼성바이오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54) 전무, 재경팀장 심모(51) 상무의 구속영장도 모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등의 사유로 기각됐다.

김 대표에 대한 영장 기각은 지난 5월 25일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청구됐다가 기각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심사는 증거인멸이 아닌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첫 구속영장 청구였기 때문에 영장 기각은 추후 법적 공방에서 삼성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바이오측 "문제의 본질은 회계처리로 당시 회계처리는 적법했고 그동안의 회계처리가 기업회계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며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관계회사(공동지배)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했다.

이로써 장부상 회사 가치가 4조5000억원이나 부풀려졌다는 것이 분식회계 의혹의 발단이다. 삼성바이오는 그러나, 검찰이 추가 수사 후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을 내비치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또한 검찰 수사로 인해 이미 기업 신뢰도에 큰 흠집이 간 데다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경영공백 상황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로서 회사의 입지를 넓혀야 하는 중요한 시기임에도, 공장 증설 및 향후 투자 등 미래 청사진을 위한 중장기 투자계획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삼성바이오는 오는 23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증권가에서는 점치고 있다.

삼성증권의 서근희·정준영 연구원은 "2공장 정기보수 영향으로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하고 정기보수 비용과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영업적자로 추정된다"며 "1,2공장 가동률 상승, 3공장 수주 확대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어 하반기 실적 회복이 기대되지만, 검찰 조사와 행정소송 1심 결과 발표 등 불확실성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바이오업계에서도 "삼성바이오는 매출의 99%가 해외에서 발생할 정도로 국내 바이오 기업의 역량을 해외에서 입증하고 있다"며 삼성바이오 사태로 인한 업계 전반의 위축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바이오산업은 그 특성상 최고 경영자 수준의 결정으로 추진되는 사업이 많은 편이다. 따라서 대표 구속은 바이오산업이 가장 중요시하는 신뢰 문제와 직결돼 있는 사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의 계약은 장기인 데다 금액 자체가 크고 의약품 자체가 사람의 생명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 최고경영진 수준의 판단이 중요하다”며 “회사의 기술력과 대표 얼굴을 보고 수주가 이뤄지는 게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삼성토탈 기획담당 전무로 재직하다 2007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꾸린 신수종사업 태스크포스(TF)에 가담. 삼성바이오 설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구속되면 삼성 바이오사업의 초기 핵심 브레인과의 단절로 사업의 연속성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는 이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존 림 부사장, 이규성 부사장, 윤광훈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컨티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준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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